국민의힘 향해 승복·해산 요구하기
비이재명계는 통합·개헌 내세워
김동연 “모두가 힘과 지혜 모아야”
김경수 “정치·경제·사회 개조 착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4/04/rcv.YNA.20250404.PYH2025040411220001300_P1.jpg)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자 표정 관리에 나섰다. 당연한 결과라 환영하면서도 대선을 의식한 듯 차분한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은 당분간 자세를 낮추며 통합·민생에 집중하기로 했다.
4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선고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위대한 국민이 위대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되찾아주셨다”며 “민주공화정을 지켜주신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직 대통령이 두번째로 탄핵된 것은 다시는 없어야 할 헌정사의 비극”이라며 보수층을 달랬다. 이 대표는 “저를 포함한 정치권 모두가 깊이 성찰하고 책임을 통감해야 할 일”이라며 “더 이상 헌정 파괴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촛불혁명에 이은 빛의 혁명으로 민주주의를 극적으로 부활시켰다”며 “우리가 힘을 모으면 국제사회 신뢰를 신속하게 회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원내 제1당 대표와 유력한 대권 주자로서 새로운 비전도 함께 제시했다.
대통합과 함께 민생·경제 회복을 내세운 것이다. 이 대표는 “진짜 대한민국이 시작된다”며 “대통합 정신으로 무너진 민생·평화·경제·민주주의를 회복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에서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세상을 향해 성장·발전의 길을 확실히 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지도부에선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헌정 질서를 바로잡아준 헌법재판소의 정의로운 결정”이라며 “이제 내란동조 세력이 답할 차례”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해산해야 한다”며 “행동으로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비이재명계 대권 주자들은 통합을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당장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경제와 민생 위기 앞에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이제는 광장의 분열·적대를 끝내고 국민적 에너지를 모아 경제 대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분열의 시간을 극복하고 통합의 마당을 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정치적 혼란을 매듭지어야 민생 경제도 활력을 되찾는다”고 덧붙였다.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은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더 이상 분열·증오·대립이 아닌 연대·화합·단결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개헌론도 다시 나왔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파면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정치·경제·사회 전 분야의 대개조에 착수하자”고 제안했다. 김 전 지사는 “개헌을 통한 새로운 7공화국의 문도 함께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고에 앞서 이 대표는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위중한 국면”이라며 “국민과 함께 헌법재판소의 진중하고 현명한 판단을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선고 전망이나 불복 주장에 대한 질문도 나왔으나 이 대표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국회 본청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어 선고 생중계를 지켜봤다. 애초에는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회의를 진행하려 했으나 안전 문제로 국회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민주당은 오후 1시 30분 비상 의원총회를 열어 정국 현안을 논의했다.
이 대표는 조만간 당대표직에서 물러나 후보 등록에 나선다. 주말 사이 숙고하며 국민 통합과 미래 비전이 담긴 메시지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며 호남·영남 등 지방을 다니며 표밭을 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선 캠프도 여의도 모처에 둥지를 틀고 활동을 시작했다. 민주당 안팎에선 윤호중(선거대책위원장)·강훈식(총괄본부장)·윤후덕(정책본부장)·한병도(상황실장)·박수현(공보단장)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