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 맞아 통상특위도 제안
이 대표 “韓은 자유민주 진영 일원
한미일 3국 협력 지속에 이의 없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2/03/rcv.YNA.20250203.PYH2025020302550001300_P1.jpg)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생뿐 아니라 외교·통상 정책에 있어서도 실용주의 노선을 이어가고 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외연을 넓히면서 친중(親中) 정책을 의심하고 있는 우방국 걱정을 덜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글로벌 통상전쟁이 시작되고 있다”며 “국회에 통상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초당적으로 대비하자”고 말했다. 특히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며 캐나다·멕시코·중국에 관세를 부과하고 나서자 실용주의적 외교 노선을 재차 천명했다.
12·3 비상계엄 이후로는 미국·일본 대사를 잇따라 만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당대표 연임 이후에는 우방국 대사만 만났다. 주한미국대사·영국대사를 시작으로 캐나다(10월) 호주(10월) 뉴질랜드(11월) 일본(12월) 대사를 접견한 것이다.
중국과는 2023년 6월 싱하이밍 당시 대사를 만난 이후로는 거리를 두고 있다. 지난해 말에 다이빙 주한중국대사가 새로 임명됐는데도 아직까지도 접견 일정을 잡지 않았다. 조셉 윤 미국 대사대리를 곧바로 만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친중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에서도 “제가 말한 것은 흑묘백묘론이 아니라 흰 고양이와 검은 고양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여당과 극우 유튜버들이 흑묘백묘론을 빌미로 색깔론을 펼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셈이다.
반일주의 색채도 벗겨내고 있다. 이 대표는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진영 일원”이라며 “일본과 관계를 심화하고 한미일 3국 협력을 지속하는 데에는 이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국방력 강화에 대해선 “현재 양국 관계가 적대적이지 않아 한국에 위협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한미일 군사 협력에 대해선 친일(親日) 행위라거나 국방·외교 참사라고 비판해왔으나 노선 선회를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이처럼 이 대표는 유연한 자세를 잇따라 보이고 있다. 안정적인 리더라는 이미지를 통해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히려는 시도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를 의심하고 있는 미국·일본 등 우방국을 달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 김용태 비대위원(왼쪽), 신동욱 수석대변인이 1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관련 긴급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뉴스1]](https://pimg.mk.co.kr/news/cms/202502/03/rcv.NEWS1.NEWS1.20250119.2025-01-19T104936_1007092165_POLITICS_I_P1.jpg)
국민의힘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기 대선에만 눈이 멀어 경제·외교정책 노선을 뒤집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날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통상특위 구성에 난색을 표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아무 협의 없이 계속 던지면서 초당적 협의를 요구하는 것이 뜬금없다”며 “본인이 전혀 관심 없어 보였던 부분에 대해서 우리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것을 일일이 화답해야 하는지 판단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민주당과 이 대표가 하던 것과 전혀 다른 결의 말을 많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협의 상대는 정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전쟁을 시작했고 멕시코·캐나다에 고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에 당정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