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의 신작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가 베를린영화제에서 첫 상영을 마쳤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김민희는 공식 행사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홍상수 감독의 33번째 장편영화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가 20일 저녁(현지시간)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였다. 상영관인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는 약 2천 명의 관객이 입장해 홍 감독의 신작을 감상했다.
영화 속 인물들의 가벼운 대사에도 객석 곳곳에서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오는 등 현지 반응은 뜨거웠다.



이 작품은 30대 시인 동화가 여자친구 준희를 부모님 집에 데려다주다가 친구 오령을 만나 함께 하루를 보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홍 감독 특유의 일상적인 대화와 즉흥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최우수작품상인 황금곰상을 놓고 경쟁 중이다.
그러나 영화보다 더 큰 관심을 끈 것은 바로 김민희의 부재였다. 김민희는 이번 영화에서 배우가 아닌 제작실장으로 참여했지만, 이날 행사에서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최근 불거진 만삭설 속에서도 홍 감독과 함께 베를린 영화제에 등장하며 관심을 모았던 만큼, 이번 불참은 더욱 궁금증을 자아냈다. 일각에서는 김민희의 건강 문제나 사생활 보호를 위한 의도적인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민희, 베를린 사랑받던 그녀… 올해는 왜?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2017년 열애 인정 이후 매년 베를린영화제에서 함께 모습을 드러내며 ‘베를린이 사랑하는 커플’로 불려왔다.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민희는 이후 도망친 여자, 인트로덕션, 소설가의 영화, 여행자의 필요 등을 통해 6년 연속 베를린에서 수상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올해 홍 감독은 기자회견장에 홀로 자리했다. 김민희가 그간의 공식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했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불참은 그녀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여러 추측을 낳고 있다.
관심은 오는 22일(한국시간) 베를린영화제 시상식으로 쏠리고 있다. 홍 감독이 이번 영화로 황금곰상을 수상할 경우, 김민희가 마지막 순간에 모습을 드러낼지 여부가 주목된다.
영화 매체 버라이어티는 이번 작품에 대해 “부유한 부모를 둔 예술가 동화가 홍 감독 자신을 투영한 듯한 캐릭터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스크린데일리는 “홍 감독 특유의 절제된 풍자가 이번에는 조금 강조된 느낌이어서 기존 팬들에게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베를린이 사랑한 홍상수, 이번엔 황금곰 품을까?
홍 감독은 1997년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이후 지금까지 무려 12편의 영화를 베를린에서 선보였다. 특히 2017년 이후 5차례나 베를린에서 트로피를 거머쥐며 경쟁 부문 단골 손님이 됐다.
이번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역시 베를린 경쟁 부문에 초청된 20편의 영화와 함께 황금곰상을 두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베를린영화제가 6년 연속 홍상수를 수상자로 선택할지, 그리고 김민희가 시상식에서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