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했던 정황이 드러나며,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대구·경북 지역 매체 매일신문은 “故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 총 2750자의 유서가 발견됐다”며 그녀가 특정 동료 기상캐스터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고인의 유서에는 “오보를 떠넘기고 후배를 비난하는 동료 기상캐스터의 행동”과 “퇴근 후에도 업무를 강요하며 고인을 압박한 정황”이 담겨 있었다. 고인은 생전에 동료 기상캐스터들의 비난과 압박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10월, 故 오요안나는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MBC 간판 기상캐스터”로서의 자부심과 밝은 모습을 보여줬다. 방송에서 그녀는 “기상캐스터는 화면에 나오는 짧은 순간을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하는 직업이다”며 열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방송 이후 그녀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통받고 있었던 사실이 밝혀지며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유퀴즈에서 해맑게 웃던 그녀가 이런 고통을 겪고 있었다니”라는 반응과 함께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고인의 지인들은 “그녀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진상을 규명하고 가해자를 처벌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고인이 남긴 녹음 파일과 메시지에는 직장 내 괴롭힘의 구체적인 정황과 관련자들의 발언이 담겨 있어,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MBC는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사건의 주요 가해자로 지목된 동료 기상캐스터들은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거나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故 오요안나는 2021년 MBC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밝은 에너지와 열정으로 사랑받아왔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겼으며,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
시청자들은 “고인의 죽음이 부당함 속에서 잊히지 않길 바란다”, “모든 직장 내 괴롭힘이 사라지길 바란다”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