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이 2년 연속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국민연금이 잠정 집계한 지난해 수익률은 15%로, 1988년 기금 설치 이후 가장 높았다. 1년간 수익금만 160조원으로, 지속 가능성을 위협받고 있는 국민연금 재정과 지지부진한 연금개혁 논의를 감안할 때 고무적인 소식이다.
국민연금 기금이 국내 증시 부진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익을 낸 것은 주식, 채권, 대체 투자 등으로 국내외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덕분이다. 특히 투자 비중을 35.5%까지 높인 해외 주식에서 34.32% 수익을 내면서 국내 주식에서 입은 6.94% 손실을 상쇄했다. 기금 적립금은 1213조원으로 늘어났고, 누적 수익률도 연평균 6.82%로 높아졌다. 운용 수익이 늘면 기금 고갈 시기가 늦춰진다는 점에서 수익률은 단순히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5차 재정 추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56년 고갈될 전망인데, 수익률을 1%포인트 높이면 고갈 시점을 5~9년 늦출 수 있다. 보험료율을 2%포인트 올린 효과와 맞먹는다.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모수개혁 못지않게 수익률이 중요한 셈이다.
10%가 넘는 수익률은 5차 재정 추계 당시 가정한 연 4.5%를 크게 뛰어넘는 성과다. 하지만 국민연금 기금은 초장기 운영 펀드로 단기 성과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2022년과 2018년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적도 있는 만큼 최근의 성과를 연금개혁을 미루는 빌미로 삼아서도 안 된다.
긴 안목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 기금의 가장 중요한 운용 원칙이 수익성이라는 점을 천명해야 한다. 노조·농어업인·소비자 단체 추천 위원으로 구성된 기금운용위원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국민연금을 통한 정부의 기업 경영 간섭이 없도록 독립성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서 수익률을 높이는 데에만 주력할 수 있다. 고급 인재와 운용 인프라 확보를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 하루 885억원의 적자가 쌓이고 있는 국민연금 재정 안정성을 위해서는 모수·구조개혁과 수익률 제고라는 두 개의 바퀴가 함께 굴러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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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연금 15% 역대 최고 수익률, 모수개혁만큼 운용이 중요 [사설]
- 입력 :
- 2025-02-28 17:40:44
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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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이 지난해 15%로 2년 연속 역대 최고를 기록하여, 수익금은 160조원이 됐다.
해외 주식의 투자 비중을 늘리며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으나, 단기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장기적인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강조됐다.
따라서 국민연금 기금은 수익성 중심의 운용 원칙을 강화하고, 독립성을 확보하여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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