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공의 여러분을 생각하면 매우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올 2월 시작된 의대 증원 사태 이후 정부 인사가 공개 사과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조 장관 사과를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한 뒤 "2025년 증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2026년도부터는 감원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동안 의료계는 '2025년 증원 백지화'를 대화 전제 조건으로 고집해 왔는데 이에서 한발 물러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
물론 의협이 의료계 전반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고 최대 관건은 전공의들의 입장 변화지만 모든 대화는 '현실 인정'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대화 물꼬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각 대학이 내년도 수시모집 전형을 진행 중인 지금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무효로 돌린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고 의사들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가능하지 않은 일에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2026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을 놓고 정부와 대화하는 것이 명분과 실리를 함께 구하는 길이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2026학년도 정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마침 정부는 의사단체 추천 전문가가 절반 이상 참여하는 의료인력수급 추계위원회(추계위)를 설립하기로 했다. 의료계가 늦지 않게 동참한다면 추계위에서 2026학년도 정원을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 정부가 천명한 '원점 재검토'가 무조건 감원을 의미하지는 않겠지만 의료계가 합당한 논거를 제시한다면 감원을 배제할 이유도 없다. 의대 증원 결정이 비과학적이고 아무 근거가 없다는 것이 의료계 입장인데 이를 입증해서 바로잡을 기회로 삼으면 될 것이다.
그러나 의료계는 추계위에 최종 결정권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참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의사 수급을 의사가 과반인 기구에서 최종 결정한다는 것은 난센스다. 정부가 사실상 2026학년도 정원 조정을 위한 대화 무대를 제안한 만큼 이쯤에서 의료계는 동참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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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복지장관, 전공의에 사과 … 의료계도 조건 없이 대화 동참을 [사설]
- 입력 :
- 2024-10-01 17:2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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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공의 여러분을 생각하면 매우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각 대학이 내년도 수시모집 전형을 진행 중인 지금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무효로 돌린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고 의사들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가능하지 않은 일에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2026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을 놓고 정부와 대화하는 것이 명분과 실리를 함께 구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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