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활기에 공격적 투자
6·27 규제 우회수단 활용도

올해 하반기 들어 시중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거래자금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기업공개(IPO), 주식시장 활황세 등에 올라타려는 개미 투자자들의 ‘빚투(빚 내서 투자)’ 현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9일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마이너스 통장 합산 잔액은 33조1872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중 가장 잔액이 적었던 3월(31조7000억원) 대비 1조4872억원 증가했다. 특히 지난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7월에만 전월 대비 1611억원 감소로 잠깐 주춤했을 뿐, 8월에 4022억원 상승으로 반전했고 9월에도 2253억원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은행권에선 상당수 자금이 자본시장 투자 목적으로 흘러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6월 20일 3년6개월 만에 3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3500선까지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더 공격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기 위해 마이너스 통장을 적극 활용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IPO 시장에서도 명인제약이 성공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등 자금 수요가 활기를 띤다. 명인제약이 지난달 18~19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공모주 청약에선 증거금으로만 17조3634억원이 몰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시 큰 규모의 자금 변동이 있었는데, 대규모 증거금이 필요한 공모주 투자자들이 자금 충당을 위해 마이너스 통장을 활용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 등도 조만간 IPO를 추진할 것으로 전해진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 3,500선을 돌파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3.549.21로 마감한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5.10.2 [이승환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510/09/news-p.v1.20251002.48a5e1331db94eeab1c8d8ee4a7d0dbc_P1.jpg)
여기에 지난 6·27 규제로 신용대출이 소득 수준 이내로 막히면서 단기 자금 차입 수요 일부도 마이너스 통장으로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 매매·전세금 마련 부동산 관련 수요, 결혼·학비 마련 등 계절적 수요 등이 겹치며 급전 마련의 필요성이 커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마이너스 통장은 대출 한도를 정해두고, 그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돈을 꺼내 쓰고 갚을 수 있어 급전이 필요할 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자는 은행의 일반 신용대출보다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고 2금융권보다는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