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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달러 스테이블코인 확산 시 원화 가치 10% 급락”…韓경제 경고등

지유진 기자
입력 : 
2025-05-20 17: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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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전문가 패널 간담회
가상화폐.(사진=로이터연합)
가상화폐.(사진=로이터연합)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국내 도입은 부작용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정 자산에 가치를 고정하는 가상자산으로, 주로 미국 달러나 유럽연합(EU) 유로 등 법정화폐 가치에 고정돼 설계된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FKI)는 19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디지털 자산 전문가 패널 간담회’를 열었다.

금융감독원 출신 김효봉 태평양 변호사는 “미국은 디지털자산 관련 제도 정비를 올해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고 EU도 이미 가상자산시장법안(MiCA)을 시행 중”이라며 “한국도 글로벌 추세에 맞춰 2단계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해 4월 이용자 보호·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1단계 입법이 이뤄졌고 현재 시장 투명성·공정성 확보를 위한 2단계 입법을 추진 중이다. 2단계 입법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편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 결제 수단으로 삼는 방안을 추진 중인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도입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살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결제 수단으로 확산되면 원화 결제 비중이 줄고, 한국은행의 통화량 조절 및 외환시장 개입 능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승석 한경연 책임연구위원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국내에서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 원/달러 환율 결정 메커니즘에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국내 통화수요 감소 및 외화 수요 증가로 환율이 치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실제 시계열 데이터를 활용한 실증 분석 결과도 제시했다. 2020년부터 올해 2월까지 약 5년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분석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이 240만 개 이상 급증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약 10% 상승, 코스피는 10% 하락하는 충격이 동반될 수 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이 늘면 전 세계 달러 수요를 증가시켜 한국 외환보유액이 감소해 원화 약세(환율 상승)를 유발할 수 있다”며 “동시에 외국인 투자 감소 및 자본 유출을 통해 한국 주식시장(KOSPI)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특히 스테이블코인의 빠른 자본 이동성과 탈중앙화 특성은 위기 상황에서 대규모 자본유출을 촉진해 과거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짚었다.

디지털자산 부작용을 고려한 대비책을 기술적·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태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초빙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은 지급 및 결제에서 기존 시스템 대비 강점이 있지만, 통제의 어려움과 통화·외환 정책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중앙은행과 정부 당국이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의 상호보완적 활용안을 마련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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