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활로는 ‘신선식품’뿐
마트·백화점·편의점 앞다퉈 경쟁
오프라인 유통은 요즘 채널을 가리지 않고 ‘신선식품’ 확장에 주력한다.
가장 힘을 주는 채널은 대형마트다. 신선식품 외에는 매출 확대를 위한 활로가 없다시피 하다. 공산품 가격 경쟁력은 이커머스에 밀린 지 오래고 백화점처럼 고급화 전략을 구사할 수도 없다. 편의점에는 접근성 면에서 뒤진다. 더구나 신선식품은 마트가 가진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영역이다. 대규모 영업망과 물류망을 통해 신선한 식자재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확보 가능하기 때문이다.
너 나 할 것 없이 신선식품을 앞세운 특화점을 선보이는 중이다.
이마트는 ‘이마트 푸드마켓’이라는 신선식품 특화매장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해 12월 대구에 문을 연 ‘이마트 푸드마켓 수성점’이 1호점이다. 삼겹살·양파·오징어 등 신선 10대 품목을 최저가로 판매하는 게 특징이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최근 5개월 동안 초기 매출 계획 대비 델리(완성요리)는 115%, 채소는 110%, 과일은 100% 넘게 팔렸다.
가능성을 확인한 이마트는 올해 4월 서울 강동구에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을 추가로 열었다. 식품 종류만 1만3000개를 배치, 수도권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선식품 중에서도 델리 상품군 매출 상승률이 폭발적이다. 외식 물가 상승으로 저렴하게 한 끼 해결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도 맞불을 놨다. 올해 1월 식료품 특화매장 ‘롯데마트 천호점’을 선보였다. 천호점 외에도 전 매장에 걸쳐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시장 반응은 벌써 뜨겁다. 올해 1분기 기준 롯데마트 전체 과일 매출은 약 5%, 축산과 수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 10%씩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한우는 20% 매출 상승을 보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협업해 만든 식료품 전용 앱 ‘롯데마트 제타’ 등을 통해 신선식품 시장을 지속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킴스클럽은 ‘산지 직매입’으로 차별화 중이다. 도매상 등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산지 농가와 직계약을 늘려, 유통 마진을 줄이고 신선도가 높은 상품을 확보하고 있다. 성과도 있다. 식자재 매입 전문 법인인 이랜드팜앤푸드 매출은 2023년도 1378억원에서 지난해 3085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각 매장에서 신선식품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대형마트뿐 아니다. 이제는 백화점도 신선식품 전쟁에 뛰어들었다. 프리미엄 식품 상품군을 늘려 고객을 매장으로 불러오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2월 강남점 식품관 내에 식료품 전문매장 ‘신세계마켓’을 개장했다. 한 달 누적 방문객 40만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해당 기간 강남점 식품관 매출은 전년 대비 34% 증가했고, 결제 건당 평균 구매액도 1.5배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해외 프리미엄 상품과 초신선식품 등을 강화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역시 식품관 리뉴얼에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대표적인 예가 인천점이다. 지난해 12월 인천점 지하 1층에 2000평 규모 미래형 식품관 ‘푸드에비뉴’를 새롭게 선보였다. 국내외 최고급 식재료를 판매하는 ‘레피세리’, 전 세계 2000여종 와인을 한자리에 모은 와인관 ‘엘비노’ 등 프리미엄 매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개장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1000만명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아예 자체 식품 브랜드를 내놨다. 프리미엄 돈육 브랜드 ‘현대 셀렉티드 포크’를 올해 3월 말 공개했다. 1등급 이상 암퇘지만을 선별해 100% 무항생제·저탄소 인증 등 엄격한 자체 품질 기준을 적용했다.
매출 성장이 둔화된 편의점도 신성장동력으로 신선식품을 점찍었다. CU는 1~2인 가구를 겨냥한 ‘싱싱생생 990원, 1990원 채소’ 시리즈를 판매한다. 양파·대파·마늘·당근 등 한국인 밥상에 자주 오르는 상품을 소분해 990원 또는 1990원으로 판매한다. 소규모 가성비 제품으로 장보기 수요를 끌어오겠다는 복안이다. CU 신선식품 매출은 매년 두 자릿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GS25는 지난해 1월부터 신선식품 PB 브랜드 ‘리얼프라이스’를 도입했다. 계란·고기·두부·콩나물·우유 등 신선식품을 시중 평균가보다 20~30% 저렴하게 판매한다. GS25 지난해 전체 신선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256% 증가했다. 리얼프라이스 제품군은 2024년 1분기 대비 올 1분기 매출이 300% 증가하며 전체 판매 성장을 견인했다.

[나건웅·반진욱 기자 정혜승·정수민·지유진 인턴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7호 (2025.04.30~2025.05.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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