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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M 창업하려면 어떻게? [스페셜리포트]

나건웅 기자
입력 : 
2025-03-13 09: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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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M 창업하려면 어떻게?

2억원이면 창업…가맹 수수료 따져야

SSM 창업을 고민 중이라면 궁금한 점이 많을 테다. 여타 프랜차이즈와 달리 점주가 아직 많지 않다 보니, 공개된 정보도 적다. 창업 절차부터 초기 창업 비용, 예상 점주 수익 등은 어떠할까.

창업 절차는 브랜드마다 비슷하다. 사업 설명회 참가 후 개장을 결심하면 일종의 ‘예비 점주 풀’에 등록된다. 가맹본부는 면담을 통해 점주 희망사항과 조건에 부합하는 점포를 연결(매칭)해준다. 기존에 동네 슈퍼를 운영 중이거나 상가를 보유 중인 건물주라면 해당 매장이 SSM 사업과 적합한지 타당성 분석에 들어간다.

점포 매칭부터 실제 개장까지는 7~8주 정도 소요된다. 그사이 매장 인테리어나 설비 공사를 진행하고, 예비 점주는 점포 현장 견학과 이론·실습 교육 등을 받는다. 다만 점포 매칭까지 걸리는 시간은 천차만별이다. 수익성이 확실한 점포를 발굴하고 지자체 규제 등 협의에 상당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창업 비용은 브랜드마다, 또 점주 개인이 얼마나 많은 초기 투자 비용을 부담할지에 따라 다르다. 최근 SSM 가맹 업계 표준 모델로 자리 잡은 GS더프레시를 중심으로 분석해봤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도 GS더프레시와 거의 동일한 모델을 적용해놓은 상황이다.

가맹 타입은 크게 2개다. ‘본부 임차’와 ‘점주 임차’다. 임차료와 보증금을 누가 부담할 것이냐에 따라 갈린다. 임차료와 보증금 전액을 가맹본부가 책임지면 ‘본부 임차’, 점주가 부담하면 ‘점주 임차’다. 편의점 모델과 똑같다.

타입에 따라 창업에 필요한 초기 투자 비용이 다르다.

‘본부 임차’는 초기 투자비가 9300만원이다. 가맹비 1100만원(부가세 포함)에 초기 상품대가 7000만원, 여기에 소모품(700만원)과 시설보증금(500만원)을 더한 액수다. 이 밖에 냉장고나 냉동고 같은 각종 설비, 인테리어 비용과 실내 공사 등은 모두 본부가 부담한다. 계약 종료 시 돌려받을 수 있는 예치보증금 1억원을 포함하면, 현금 1억9300만원이 있으면 SSM 창업에 도전할 수 있다.

‘점주 임차’는 개점 투자 비용은 9300만원으로 본부 임차와 동일하다. 다만 임차료와 보증금을 점주가 부담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예치보증금 1억원을 내는 대신 보증금과 월 임차료를 직접 내는 형태다. 입지나 매장 크기에 따라 보증금이 천차만별이다.

초기 창업 비용만 다른 것이 아니다. 타입에 따라 본부와 점주가 나눠 갖는 ‘수익 배분율’도 달라진다. 보증금과 임차료라는 ‘리스크’를 누가 짊어지냐에 따라 배분율에 차이가 있다. 본부 임차를 선택하면, 점주 몫이 당연히 더 적다.

점주 임차 때 본부가 가져가는 가맹 수수료는 매출 총이익의 24%다. 매출 총이익은 전체 판매 매출에서 납품 원가만큼을 뺀 금액을 말한다. 예를 들어 원가 3000원에 납품받은 상품을 4000원에 팔았다면 매출 이익은 1000원이다.

반면 본부 임차 때는 가맹 수수료로 내야 할 돈이 더 늘어난다. 매출 구간마다 다르지만 매출 총이익 약 52%를 수수료로 낸다. 수수료율로만 따지면 편의점(약 46%) 대비 소폭 높은 수준이다.

가맹 수수료가 다르니 점주 기대수익도 달라진다. 매장마다 차이가 워낙 큰 만큼 표준화는 어렵다. 다만 편의상 월 2억원을 팔고 있는 A매장을 가정해본다.

SSM 상품 마진율은 30% 내외로 알려져 있다. A매장의 경우 월매출 총이익은 6000만원이다. 본부 임차 때는 가맹 수수료를 뺀 돈이 약 2880만원, 점주 임차라면 약 4560만원이다. 여기서 인건비와 수도광열비, 세금 등 각종 비용을 빼고 나면 점주 월 순수입이 된다.

김참 GS리테일 슈퍼사업부 매니저는 “경영주를 포함해 매장 운영에 필요한 직원은 시간대마다 적게는 3명, 많게는 4명 수준”이라며 “점주가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을 줄이고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운영과 시스템을 고도화 중이다. 예를 들어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공산품 발주는 매장마다 권장량을 먼저 추천하고 신선식품 발주는 본부에서 전담하다시피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GS더프레시와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서로 거의 흡사한 가맹 타입과 수수료 모델을 도입했다. 롯데슈퍼는 조금 다르다. 본사에서 비공개하지만 대부분 가맹점이 ‘상품공급점’ 형태로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부 임차가 아닌 개인 운영 매장에 말 그대로 ‘상품만 공급’해주는 형태다. 롯데슈퍼 100평 기준 매장 오픈 시 가맹비를 비롯한 개점 투자 비용은 1억8300만원으로 경쟁사와 비슷하다. 하지만 임차료·보증금을 포함해 인테리어와 매장 설비 공사 등 비용을 모두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가맹 수수료 역시 매출 총이익이 아닌 ‘전체 매출’에서 2% 정도를 본사가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2억원 매출을 올리는 A매장을 다시 대입해보면, 월 가맹 수수료가 400만원 수준으로 여타 브랜드 대비 저렴하다. 다만 초기 투자 비용이 큰 만큼 점주 개인이 부담할 리스크 역시 커진다.

SSM은 신선식품과 즉석조리식품 등 식품 비중을 높이는 전략으로 대형마트·편의점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식품 특화 매장 그랑그로서리로 리뉴얼한 롯데슈퍼 도곡점. (롯데쇼핑 제공)
SSM은 신선식품과 즉석조리식품 등 식품 비중을 높이는 전략으로 대형마트·편의점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식품 특화 매장 그랑그로서리로 리뉴얼한 롯데슈퍼 도곡점. (롯데쇼핑 제공)

SSM 예비 사장님이 주의할 점

노동 강도 높고 편의점과 갈등 ‘변수’

SSM 창업이 주목받고 있지만 창업 전 예비 점주가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생각보다 유통 업계 이해도가 필요하고 노동 강도도 세다는 점에서다. 초기 창업 비용이 5000만원 안팎인 편의점과 비교하면 투자금이 4배 가까이 큰 만큼,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앞으로 매장이 늘어날 경우 점포당 매출 감소도 불가피하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SSM 창업이 활성화되고 있다지만 여전히 창업을 희망하는 대다수가 기존 동네 슈퍼를 운영하는 사장님이거나 유통 업계 종사자”라며 “편의점이나 치킨처럼 대중화된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인식이 전환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귀띔했다.

‘노동 강도가 생각보다 높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와 현업 점주들 공통 의견이다. 매장 면적이 100평 남짓으로 큰 데다 매장에 들여놓고 진열해야 할 상품 수량이 편의점과 비교 불가다. 취급하는 상품 가짓수(SKU)가 3000~4000개로 편의점 평균(약 2000개)보다 훨씬 많고 SKU마다 상품량도 수 배 이상 차이 난다.

서울 광진구에서 SSM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편의점 업무 강도 정도로 생각하고 창업하면 오산이다. 슈퍼마켓 특성상 매장에 들여놓을 상품량이 많은 데다 무게도 더 무겁다. 커다란 생수나 과일같이 무거운 상품을 옮기고 매장 앞 점두에 진열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유통 업계 이해도도 높으면 좋다. 상품량이 많고 식품 비중이 높다 보니 발주와 재고, 선도 관리 등 식료품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수다. 한 SSM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기존 슈퍼 운영 경험이 있는 점주와 그렇지 않은 점주 사이 매출 차이가 크다. 계절마다 어떤 식품 매출이 오르는지, 또 어떤 제품을 전면에 내세워야 잘 팔릴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업종”이라고 말했다.

편의점과 SSM 사이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 논란도 잠재 위협 요소다. 가공식품 등 상당 품목이 편의점과 중복되지만 가격은 더 저렴한 만큼, SSM 출점 시 인근 편의점 매출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근접 출점이 제한돼 있는 편의점과 달리, SSM은 별다른 출점 제한이 없다. 편의점과 SSM은 동일 업종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편의점 점주 입장에서는 인근에 SSM이 들어와도 속만 썩을 뿐, 제지할 방도가 딱히 없다. 현재는 ‘SSM 오픈 전, 인근에 같은 계열사 편의점이 있을 때는 점주와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는 내부 규정 정도가 있을 뿐이다.

SSM 주요 3사 모두가 편의점 사업을 병행 중이라 더 예민할 수 있는 문제다. GS리테일은 GS25, 롯데는 세븐일레븐, 이마트는 이마트24다. 앞으로 SSM 매장이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경우, 기존 편의점 점주 불만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논란이 커지면 SSM 출점과 매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내부 조사 결과, 인근에 SSM이 개장하더라도 편의점 매출이 감소하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면서도 “그럼에도 기존 편의점 점주 입장에서 당연히 불쾌할 수 있는 만큼, SSM 오픈 전 협의를 통해 일일이 동의를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건웅 기자 na.kunwoong@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9호 (2025.03.05~2025.03.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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