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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年35% 성장 '화이트바이오'… 친환경 항공유 보조금으로 물꼬터야

고민서 기자
김희수 기자
입력 : 
2025-03-20 17:56:51
수정 : 
2025-03-20 20: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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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 산업의 중심이었던 레드바이오 외에도 화이트바이오와 그린바이오 분야의 성장을 강조하는 제언이 제시되었다.

매일경제 비전코리아 프로젝트팀은 화이트바이오와 그린바이오의 연평균 성장률이 각각 35%와 15%로 레드바이오(11%)를 초과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SAF와 생분해 플라스틱 분야에서의 투자 촉구를 강조했다.

또한, 유전자 편집 규제를 완화하고 그린바이오 산업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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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패권경쟁
한국, 항공유 수출 1위지만
친환경 전용 생산시설은 전무
생산 보조금으로 수출 도와야
음식물 쓰레기 봉투·기저귀에
썩는 플라스틱 사용 의무화를
유전자 편집기술 규제 확 풀어
신품종 농작물 개발 지원 시급
◆ 국민보고대회 ◆
사진설명
지금까지 레드바이오가 중심이었던 국내 바이오 산업 영토를 화이트바이오와 그린바이오로 대폭 넓혀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매일경제 비전코리아 프로젝트팀과 글로벌 컨설팅사 PwC·Strategy&가 2024~2034년 K바이오 부문별 성장률을 추정한 결과 전체 산업 규모는 레드바이오가 가장 크지만 연평균 성장률에서는 화이트바이오(35%)와 그린바이오(15%)가 레드바이오(11%)를 웃돌 것으로 예측됐다.

비전코리아 프로젝트팀은 매일경제 창간 59주년을 기념해 열린 제35차 국민보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K바이오 필승 전략을 발표했다.

화이트바이오 성장을 촉진하는 방법으로는 대표 제품인 친환경 항공유(지속가능항공유·SAF)에 대한 대폭적인 지원이 꼽혔다. SAF는 동식물에서 나온 바이오 폐기물이나 대기 중에서 포집한 탄소를 기초로 생산한 친환경 연료로, 탄소 배출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선진국들은 화이트바이오를 육성하기 위해 빠르게 뛰고 있다. 유럽연합(EU)은 SAF 혼합 의무 비율을 2025년 2%에서 2050년 7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은 2050년까지 항공유 전체를 SAF로 대체할 방침이며 일본도 2030년까지 10% 의무화를 목표로 잡았다. 한국은 항공유 수출 세계 1위의 강국이지만 SAF 분야에선 후발 주자다. 정부가 2027년부터 국제선 항공편을 대상으로 1% SAF 혼합을 추진하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도입 비중이 매우 낮다. 생산시설 면에서도 크게 뒤떨어진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미국은 115개, 영국은 20개, 스페인·중국·독일은 각각 13개, 일본은 12개의 SAF 생산시설을 보유했거나 건설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SAF만 생산하는 전용 시설이 전무하다.

비전코리아 프로젝트팀은 미국·일본 등 선진국처럼 조 단위 투자가 들어가는 SAF 생산시설을 가동하려면 생산 보조금을 주면서 설비투자를 적극 독려해야 한다는 대안을 내놨다. 또 시장 조성 차원에서 SAF 의무 혼합 비율도 10%까지 높일 필요가 있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썩는 플라스틱'으로 불리는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 역시 정조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글로벌 1위 화학기업인 독일 바스프는 생분해 플라스틱 연구개발(R&D)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20여 년 전부터 연구에 돌입하면서 관련 특허를 획득했다.

중국과 일본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특히 중국은 생분해 제품 사용을 의무화하는 법을 시행해 시장 선점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SK리비오, LG화학, CJ제일제당 등 대기업을 비롯한 중견기업들이 생분해 플라스틱 연구개발과 설비투자에 뛰어들면서 관련 기술특허를 200여 건 확보했다.

하지만 국내 생산공장 조성은 지지부진하다. 생분해 플라스틱이 미래 유망 분야지만 장기 수요처를 확보하기가 만만치 않아 머뭇거리는 분위기다.

최달병 SK리비오 영업실장은 "중국 정부는 생분해 플라스틱을 배달 용기나 멀칭필름(밭에서 농작물을 덮는 데 쓰는 비닐) 등에 사용하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해 최근 시행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은 거대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기술 개발과 제품 생산에 몰입하고 있다.

국내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이 중국에 잠식당할 수 있다는 경고음도 들린다. 2024년 중국에서 수입한 생분해 플라스틱은 3600t을 넘어섰는데 이는 전체 수입량 중 72%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생분해 플라스틱 생태계가 안착할 수 있도록 일부 품목에 대해 생분해 소재 사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령 재활용이 어려운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생분해 소재로 제작하고 사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기저귀에는 한 장당 5.5원의 폐기물 분담금이 부과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만약 기저귀 생산업체가 생분해 소재를 활용해 기저귀를 만들 경우 정부가 폐기물 분담금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유전자 편집 규제를 풀어 그린바이오 시장을 적극 공략할 필요성도 커졌다. 한국은 세계 5위의 유전자원 강국이지만 신품종 개발을 촉진할 수 있는 유전자 편집 연구를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후 공습에 강하거나 부가가치가 높은 농작물, 종자 개발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비전코리아 프로젝트팀은 국내에서도 유전자 편집 기술 규제를 단계적으로 풀면서 첨단 기술을 접목한 고부가가치 작물 연구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배양육 등 미래 세대 식품에 대한 인허가 규정을 만들고 국내 그린바이오 산업 분류와 통계를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화이트·그린·레드바이오

바이오산업은 크게 3종류로 나뉜다. 생명공학이 친환경 분야로 진출하면 신소재를 만드는 화이트바이오로, 농업과 접목하면 차세대 종자를 양산하는 그린바이오로 발전한다. 생명공학이 보건·의료와 결합하면 바이오 의약품을 만드는 레드바이오가 된다.

[고민서 기자 /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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