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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비중 큰 ‘차세대 스타’는 빙그레·하이트진로…해외 비중 3%p 늘어

K푸드는 훨훨 나는데 韓 식품 기업은 ‘비상’ [스페셜리포트]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등 음료 주류 기업 해외 매출 비중도 증가세다. 사진은 영국 코스트코에 진열된 하이트진로 ‘진로’ 제품군.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등 음료 주류 기업 해외 매출 비중도 증가세다. 사진은 영국 코스트코에 진열된 하이트진로 ‘진로’ 제품군. (하이트진로 제공)

해외 판매 비중을 차츰 늘리고 있는 ‘다크호스’ 기업 약진도 눈여겨볼 만하다. 해외 매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역시 모두 호실적을 기록한 기업이다. 빙그레와 하이트진로, 풀무원 등이 손에 꼽힌다.

빙그레는 해외 매출 비중이 꾸준히 우상향 중이다. 2022년 1042억원, 2023년 1253억원에 이어 올해는 3분기 만에 누적 수출 1207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9.6%에서 10.5%, 그리고 12.1%로 계속 상승 추세다.

빙그레 상승세를 이끄는 상품은 과일 아이스크림 ‘메로나’다. 특히 ‘식물성 메로나’ 활약이 쏠쏠하다. 빙그레는 2023년부터 식물성 성분을 넣은 메로나를 네덜란드,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을 중심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식물성 메로나의 2024년 상반기 유럽 지역 매출액은 지난해 3배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유럽을 시작으로 중동, 인도, 서남아시아 등으로 식물성 메로나 수출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중동·인도 지역에선 K컬처의 영향으로 한국 디저트가 프리미엄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전했다.

주류 업체인 하이트진로는 ‘내수 시장에만 강하다’는 편견을 부수고 있다. 핵심 품목인 소주 해외 인기가 높아지면서다. 하이트진로 올해 3분기 소주류 누적 해외 매출은 2023년 대비 6.9%, 2022년과 비교하면 20% 증가했다. 유럽, 그중에서도 영국 시장이 성장한 덕이 컸다. 영국 소주 수출량은 최근 3년간 연평균 약 75% 성장률을 기록했다.

풀무원과 롯데웰푸드는 해외 매출 비중 상승폭이 1.3~1.4%포인트 수준으로 적기는 하지만, 25%대 높은 해외 매출 비중을 기반으로 선전하고 있다.

풀무원은 해외 사업 매출 비중은 2019년 15%에서 올해 25.9%까지 확대됐다. 덕분에 올해 3분기 ‘분기 최대 매출(8337억원)’ 기록을 다시 썼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2% 뛰었다. 풀무원은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K푸드·K비건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두부’가 주인공이다. 풀무원은 9년 연속 미국 두부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시장점유율을 67%까지 늘렸다. 덕분에 풀무원 3분기 미국 매출(1174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881억원)보다 33.3% 커졌다. 일본에서는 ‘두부바’가 인기다. 지난 2020년 말 풀무원 일본 법인이 선보인 두부바는 누적 판매 7500만개를 돌파하며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늘어나는 두부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교다 공장 내 두부바 생산라인을 지난 3년간 3회에 걸쳐 증설했을 정도다.

롯데웰푸드는 초코파이와 빼빼로를 앞세워 쏠쏠한 실적을 낸다. 3분기 누적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624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돋보이는 곳은 ‘인도’다. 인도 시장에서만 3분기까지 2299억원을 벌어들였다. 최고 효자 품목은 ‘초코파이’다. 롯데웰푸드 측은 “초코파이는 인도 현지법인의 주요 매출 품목이다. 2023년 현지 3번째 생산라인이 가동될 정도로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더운 기후에 맞춰 초콜릿과 마시멜로 배합 비율을 별도로 만든 것이 주효했다”고 귀띔했다.

해외 비중, 미미한 기업은

내수가 95% 넘는 동원·매일유업

해외 실적이 키포인트가 되고 있다 보니 해외 비중이 미미한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대표적인 곳이 유업계다. 해외 비중이 낮은 매일유업(3.5%)과 남양유업(6.5%) 모두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매일유업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내수에서 1조3029억원의 매출을 거뒀지만, 수출은 477억원에 그친다. 그나마도 중국 시장이 수출 대부분을 차지한다. 올해부터는 유럽 등 해외 시장을 적극 두드리며 반전을 꿈꾼다. 어메이징 오트, 두유, 셀렉스 등 매일유업이 강점을 보이는 ‘비건·단백질 음료’를 중점으로 시장 개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매일유업 측은 “올해 세계 3대 식품박람회로 꼽히는 파리식품박람회에 처음 참가했다. 비건 음료와 단백질 음료를 비롯, 한국 전통 식음료를 재해석한 디저트를 중심으로 글로벌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리식품박람회 ‘SIAL Paris(시알 파리) 2024’에 참가한 매일유업 전시 현장. (매일유업 제공)
파리식품박람회 ‘SIAL Paris(시알 파리) 2024’에 참가한 매일유업 전시 현장. (매일유업 제공)

남양유업은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시장에서 7213억원을 벌었지만, 수출은 469억원에 머물렀다. 남양유업은 ‘분유’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두드린다. 동남아시아에서 최근 높아지고 있는 한국 분유 인기에 주목했다. 일례로 캄보디아의 경우 한국에서 수출하는 분유 중 80~90%가 남양유업 제품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 부는 한국 분유 인기 트렌드를 활용해 시장을 적극 개척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오뚜기는 농심·삼양식품에 비해 부진한 해외 성적으로 고민이 많다. 올해 글로벌 투자를 크게 늘렸는데도 해외 매출 비중은 9.8%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 핵심 기지인 미국에서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뚜기 미국 법인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630억원으로 전년 동기(813억원)보다 22.5% 감소했다. 동원F&B 역시 전체 실적 대비 해외 비중이 낮다. 2024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3조4009억원 중 해외 매출은 940억원이다. 매출 비중을 계산하면 2.7%에 머무른다. 금액만 따지고 보면 절대 액수가 적지는 않지만,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이 다소 아쉽다는 지적이다. 수출에 탄력을 가하기 위한 무기로 동원F&B는 ‘소스’를 택했다. 동원F&B 관계자는 “김치와 고추장, 간장 등을 활용한 한식 소스를 올해부터 미국, 호주, 베트남, 홍콩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앞으로도 해외 판로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건웅·반진욱·조동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6호 (2024.11.27~2024.12.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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