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가진 기성품은 싫고, 비싼 한정판은 눈에 안 차고 나만을 위한 피규어 작품을 원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주는,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컬렉터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모델러. ‘반도의 중년’의 작품들을 만나보겠습니다.

애니도색은 한마디로 3D 입체물인 피규어를 2D 애니메이션처럼 보이도록 도색하는 기법입니다. 단순히 모서리에 라인을 그려주고 명암을 3분할로 그려주는 것 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반도의 중년’은 상당히 독특한 도색 전개를 보여줍니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반사광 질감은 디테일을 높여주고 마치 금속을 그린 듯한 효과를 줍니다. 금속, 유리 등 재질의 설정에 맞는 적절한 명암의 변화와 텍스쳐는 ‘반도의 중년’식 애니도색의 아이덴티티입니다.






단순히 애니도색을 넘어 그의 다양한 시도는 컬렉터들의 맘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애니도색 기본바탕에 빛 반사 표현인 OSL기법을 접목해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스타일의 도색을 선보입니다.


그의 작품이 피규어에 관심이 없던 대중에게 까지 많이 알려지게 된 것은, 애니도색이지만 이미 그 전부터 픽스, 명암, 웨더링 도색의 작품들도 최고라 인정받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모델러들이 대형크기의 작품은 맘 단단히 먹고 시도하게 되는데 그만큼 가격도 비쌀 뿐만 아니라 섬세한 표현을 실패하게 되면 크기만큼 눈에 잘 띄기 때문입니다.

반면 ‘반도의 중년’의 작품들은 건담 PG(Perfect Grade)급의 대형 작품들이 많은데 그만큼 그는 도색 기술도 뛰어나고 새로운 시도에 대한 두려움이 없습니다.




최근 고가의 피규어를 제작하는 업체들은 사람 피부 질감까지 구현할 정도로 극사실화를 추구하는 곳이 많습니다. 로봇, 메카닉 계열도 합금을 사용해 비싸게는 수백만 원 대까지 출시되고 있는 것이 시장 상황입니다. 그 시장에서 모델러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개성이 가장 중요요소입니다.


인물이 대부분인 피규어는 피부 도색이 생명인데 아직도 할 때 마다 어렵다고 합니다. 캐릭터 마다 피부색부터 피부의 상태, 데미지 표현등 하나하나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박진 작가는 장르와 도색 스타일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많이 작업하는 작가로도 유명합니다. 대부분의 모델러들은 스케일 모형이면 스케일모형, 건프라면 건프라, 피규어면 피규어 등 본인의 작업 스펙트럼과 도색 스타일이 정해져 있는 반면 ‘반도의 중년’은 손에 잡히는 게 무엇이든 원하는 스타일대로 다 만든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게 가능해지려면 모형에 대한 이해도와 도색에 대한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어야 되지만 무엇보다 배짱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동안 안 해봤던 처음 보는 피규어를 도색한다는 건 메뉴얼 없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가야 되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다작으로 경험이 많아 실패가 없는 박진작가를 컬렉터들이 찾는 이유기도 합니다.






디오라마는 도색스킬이 좋다고 만들 수 있는 분야가 아닙니다. 작품의 형태부터 메시지, 재료부터 빌드계획까지 꼼꼼한 기획과정을 거쳐 철저히 계획하에 만든 디오라마일수록 완성도가 높고 하나의 작품으로써 가치를 갖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박진 작가의 디오라마는 그 가치가 상당한데 2019년도 GBWC에서 대상을 받은 ‘Beyond’는 아직도 회자되는 최고의 작품입니다. 최근에는 본인의 도색 스킬을 살려 리얼도색과 애니도색을 한 작품에 녹여낸 작업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작업을 하면서 ‘대단한 예술 작품을 남겨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좋은 이들과 웃고 떠들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매개체로서의 작업을 계속하고 싶어요. 행복지수를 가장 우선시 하며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보낼 생각입니다.”
반도의 중년 인스타그램 - @gcollectus
반도의 중년 유튜브 - @bandoMid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