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바이오산업 디지털화 꾀하고
② 바이오 소부장 체력 키워야
③ 첨단기술로 의료 질 높이고
④ 기후 등 난제 해결도 기여를
② 바이오 소부장 체력 키워야
③ 첨단기술로 의료 질 높이고
④ 기후 등 난제 해결도 기여를

첨단바이오란 기존 바이오기술의 고도화는 물론 바이오 기술에 인공지능, 데이터 과학, 나노 기술과 같은 기술들과의 융합을 통해 생명공학의 전통적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분야이다. 보건·의료뿐만 아니라 산업, 에너지, 농업, 환경, 안보 등 모든 분야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바꿀 기술로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 여러 나라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바이오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바이오 패권을 주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미국과 유럽은 바이오기술과 바이오제조를 중요 전략 분야로 지정하고 이를 강력히 추진 중이며, 세계경제포럼에서도 필자가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바이오경제 이니셔티브가 추진되고 있다.
첨단바이오는 디지털화, 플랫폼화, 전략 기술화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 기술과의 융합은 기존 바이오 연구개발(R&D)의 문제였던 고비용, 장기간, 고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해 주어 이미 신약개발, 단백질 디자인 등에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대사공학 및 합성생물학을 비롯한 다양한 기술들이 의료, 화학, 소재, 식량, 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서 범용 기술로 활용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한국은 정부의 바이오 R&D 투자와 민간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2022년 바이오 R&D 투자규모는 정부 5조2000억원, 민간 6조5000억원으로 총 11조7000억원에 달했고, 국내 바이오산업의 규모 또한 연평균 10% 이상씩 빠르게 성장해 2021년 기준 약 48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가 급감하면서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바이오 산업 성장에 도움이 되도록 옥석을 가려 훌륭한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렵지 않도록 정책을 펼쳐야 하겠다. 첨단 생명과학 기반의 치료제들 개발에 관련된 각종 규제들도 잘 살펴보고, 벤처 중소기업의 산업용 생산 균주의 배양시설 부족 등 현실적 문제들 또한 해결해줘야 한다.
첨단바이오 이니셔티브에서 제시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첫째, 바이오산업의 디지털화를 통해 R&D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새로운 기술과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둘째, 바이오 기반의 제조 및 바이오소부장 산업을 발전시켜 기초체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시장도 개척해야 한다. 셋째, 첨단바이오 의료기술을 개발하여 국민 건강을 향상시키고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 식량부족, 감염병과 같은 글로벌 난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도 첨단바이오 기술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범부처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더불어, 산업, 학계, 연구계가 긴밀히 협력하며 산업화에 걸림돌이 되는 것들을 제거하고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에 힘써야 한다. 또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국제 협력을 강화해 한국의 첨단바이오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첨단바이오가 반도체, 자동차 그리고 최근의 방산 등과 함께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는 한 축으로 자리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