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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칼럼

권성동이 제기한 탄핵남발 방지책, 반대만 말고 대안 찾아야[핫이슈]

김병호 기자
입력 : 
2024-12-23 09:46:10
수정 : 
2024-12-23 10:11:48

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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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탄핵소추 남발 방지를 위해 여야가 공동 발의하는 법안을 제안하며,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경우 발의·찬성한 국회의원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야당의 과도한 탄핵소추 행태가 정부의 대응 수단 부족을 반영하며, 이는 한국 정치의 비정상적 상황을 드러낸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탄핵 남발을 막기 위한 다른 방안으로 ‘탄핵소추검증위원회’ 설치와 같은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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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탄핵소추 남발을 막기 위한 법안을 여야가 공동 발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경우 그 탄핵안을 발의·(찬성) 표결한 국회의원을 직권남용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의원에 대한 제재가 늘면 대(對)정부 견제라는 의회 역할 중 하나가 위축될 수 있어 과도하다는 생각부터 든다. 하지만 탄핵안 발의·표결을 법으로 제한해야 할 정도로 한국 정치가 망가진 점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최근 야당의 탄핵소추 남발 행태는 정부가 대응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비대해진 입법부 권력의 실상을 잘 보여준다. 현 정부 들어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해 28건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는데 숫자나 내용면에서 비정상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권 권한대행이 내놓은 방안이 무리라면 다른 방도를 찾아야지 앉아서 반대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21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인근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범시민 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21     uwg80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윤석열을 탄핵하라!’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21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인근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범시민 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21 uwg80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미국에서는 탄핵소추를 하려면 의회 차원의 철저한 진상조사 등을 통해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서도 봤지만 계엄 발표(12월 3일) 후 나흘만에 탄핵안 첫 표결을 할 정도로 빠르다. 윤 대통령 탄핵이야 국정 안정과 계엄의 시비를 가리기 위해 신속함이 필요했지만 나머지 공직자들에 대한 탄핵소추는 정략적 용도였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직무상 위법 없이도 다수 의석을 가진 정당이 얼마든지 정부 부처와 인사들의 활동을 막는 수단으로 변질됐다.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장 먼저 처리하겠다고 하는데 기존에 탄핵소추된 공직자들은 언제쯤이나 직무 정지가 풀릴 것인가. 이들 공직자는 급여를 받으면서도 일은 못하게 하니 부처마다 국정 운영의 누수가 심할 것이다. 헌법재판소 업무가 탄핵심판 외에도 위헌법률심판, 권한쟁의 등 다양한데 6명 헌법재판관이 탄핵심판 사건만 처리하는데도 사안이 많아 쓰러질 판이다.

탄핵 남발의 폐해를 다들 아는데도 방치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지금도 야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상대로 야당 뜻대로 일 할 것을 주문하며 탄핵을 겁박한다. 지난주 미국 정부가 한 권한대행 체제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밝혀 계엄 후 불안정했던 한미 관계가 겨우 봉합되기 직전인데 야당이 한 권한대행마저 탄핵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익보다는 정파적 이득만 계산한 것임을 누구나 안다.

탄핵 반대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주최로 ‘대통령 탄핵 반대 자유민주주의 수호 광화문 국민혁명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4.12.21     uwg80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탄핵 반대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주최로 ‘대통령 탄핵 반대 자유민주주의 수호 광화문 국민혁명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4.12.21 uwg80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권 권한대행의 처벌 위주 방안이 현실화되기 힘들다면 다른 탄핵 남발 방지책을 찾아야 한다. 외부 인사들이 참여한 가칭 ‘탄핵소추검증위원회’ 같은 것을 둬서 여기에서 면밀한 조사 후 통과된 사안들만 탄핵소추안 발의와 표결이 되도록 하면 어떤가. 회기당 탄핵소추 발의 한도 같은 것을 정해둬서 억지로라도 남발을 막을 수도 있다. 국회 밖 유권자들을 상대로 ‘툭하면 탄핵’을 못하게 할 아이디어 공모라도 해야 한다.

김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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