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최근 회장 취임 1주년을 맞았다. 2024년 3월, 총괄부회장에서 회장으로 18년 만에 승진했다. 당시 이마트가 법인 설립 이후 사상 첫 적자를 내는 등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정 회장이 책임경영을 위해 최전선에 나섰다.
1년여 동안, 정 회장 개인과 신세계그룹 전반에 불어온 변화가 적잖다. ‘용진이 형’으로 대표되는 친근한 이미지를 내려놓은 대신 독하게 일에 몰두하는 ‘회장님’으로 무게감을 키웠다. 신상필벌 기조에 따른 인사 쇄신을 통해 부실 사업을 정리하고 조직을 정비했다.
정 회장이 무엇보다 강조한 건 ‘인사 혁신’이다. ‘성과주의 수시 인사’ 원칙을 앞세워 조직 긴장도를 끌어올렸다. 외부 인사 영입뿐 아니라 기존 임원에 대해서도 냉정한 평가를 시작했다. 지난해 4월,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신세계건설 대표를 경질한 데 이어 같은 해 6월엔 쓱닷컴과 지마켓 대표를 연이어 교체했다.
정 회장의 독한 변신은 성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마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40억원 늘어난 47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아픈 손가락이던 이커머스 플랫폼 쓱닷컴 역시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기준 사상 첫 연간 흑자를 냈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는 사상 첫 매출 3조원 돌파와 함께 영업이익 2000억원을 목전에 뒀다.

정 회장은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장을 재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1년간 고강도 혁신을 통해 기존 위기 요인을 어느 정도 제거했다는 자신감의 발로다. 성장 전략은 ‘투트랙’으로 나뉜다. 이마트나 스타벅스 등 시장을 주도하는 계열사는 경쟁사가 넘볼 수 없는 초격차를 위해 몸집을 더 키우고, 이커머스와 건설 등 부실 요소를 덜어내는 데 애썼던 사업군은 올해 완전한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7호·별책부록 (2024.05.01~2024.05.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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