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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그렸는데 왜 ‘미야자키 하야오’풍?...저작권 침해 논란

지유진 기자
입력 : 
2025-03-31 16: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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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그림체 모방 이미지 확산…사전 합의 여부는 ‘미공개’
과거 미야자키 감독, “AI를 우리 일에 쓰고 싶지 않다” 발언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사진=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사진=연합뉴스)

오픈AI가 최근 내놓은 챗GPT-4o 이미지 생성 기능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특정 애니메이션 화풍을 재현한 이미지가 확산하며 AI 생성 이미지의 저작권 침해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불붙고 있다.

30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오픈AI가 지난 25일 공개한 챗GPT-4o 이미지 생성 기능은 텍스트 입력만으로 특정 작가의 화풍을 반영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출시 직후 사용자들은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지브리와 미야자키 하야오(84) 감독의 그림체를 모방한 이미지를 다량 생성했다. 이런 기능을 수행하려면 챗GPT-4o가 애니메이션 작품을 활용해 화풍을 학습해야 하는데, 오픈AI가 지브리를 비롯한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사전에 합의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으면서 저작권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오픈AI는 새 이미지 생성 모델을 소개하며 이에 담긴 철학도 설명했다. 조앤 장 오픈AI 모델행동 총괄은 지난 27일(현지 시간) 자신의 블로그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AI 연구소 직원들은 사람들이 무엇을 만들고 무엇을 만들지 말아야 할지 허용하는 중재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실질적인 피해를 방지하면서 창의적 자유를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지브리는 이번 사안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일본에서는 과거 미야자키 감독이 AI 이미지에 대해 “생명에 대한 모독”이라 언급한 영상이 재조명되며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2016년 NHK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NHK스페셜: 미야자키 하야오-끝을 모르는 남자’ 방송에서 미야자키 감독은 AI 생성 애니메이션을 본 뒤 “나는 이런 걸 우리들의 일에 쓰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며 “세상의 종말이 가까워진 것 같다. 인간은 자신감을 잃었다”고 말했다.

한편 화풍 자체는 저작권법 보호 대상이 아니므로 침해로 단정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일본 문화청은 최근 발표한 ‘AI와 저작권’ 관련 가이드라인에서 “화풍이나 아이디어는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작품 그 자체가 아닌 표현 양식에 대한 모방은 법적 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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