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독자들 가독성 높여주는
줄거리 요약콘텐츠 늘어나
성우같은 AI오디오북도 인기
종이책 쉽게 사라지진 않지만
디지털에 걸맞게 진화해갈 것
줄거리 요약콘텐츠 늘어나
성우같은 AI오디오북도 인기
종이책 쉽게 사라지진 않지만
디지털에 걸맞게 진화해갈 것

과거에 책을 읽는다는 것은 종이로 만들어진 책을 손으로 한 장 한 장 넘기며 눈으로 소비하는 것을 의미했다. 이제는 한 권의 책을 소비하는 방식이 온라인 독서 플랫폼에 접속해 손안의 휴대폰을 활용해 디지털화된 텍스트를 스크린을 통해 읽거나, 스트리밍 방식으로 휴대폰으로 책의 내용을 듣는 형태로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해나가고 있다. 책을 소비하는 방식의 변화는 종이책 중심의 비즈니스 시장에 큰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우선 많은 사람들이 종이책의 위기를 말한다. 일본은 대표적인 '출판 대국'으로 알려져 있다. 1989년부터 약 20년 동안 '2조엔 산업'으로 불리우며 매년 성장하던 책 매출이 2019년을 기점으로 나날이 감소하고 있다. 100만권 이상 거뜬히 팔리던 밀리언셀러 책들도 멸종되어가고 있다. 이제는 한 해 200만권 이상 팔리며 서점에 활기를 가져오던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작가의 책이 나오기 힘든 시대가 열렸다. 종이를 기반으로 책을 읽는 형태는 줄어들고 있지만, 디지털 기기들을 기반으로 책을 소비하는 방식을 제안하는 서비스들은 늘어나고 있다. 통합 독서 플랫폼 '윌라'는 2023년 자체 결산 보고서를 통해서 자사의 '콘텐츠 서비스 이용 총 재생 시간'이 2022년 대비 약 33% 성장했다고 발표한다. 윌라는 구독하는 사람들의 월평균 책과 관련된 콘텐츠 재생 시간 역시 2022년 18시간 대비 20시간으로 약 15%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간 종합 독서량이 매년 떨어지고 있는 시점의 윌라의 결과는 오히려 역으로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독서를 즐기는 인구들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윌라의 경쟁 브랜드인 전자책을 포함한 다양한 도서 지식재산권 기반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밀리의 서재' 역시 매년 성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2023년 매출 566억원, 영업이익 104억원을 만들어내며 2022년 매출 대비 23%, 영업이익은 149% 성장을 만들어냈다.
이 두 플랫폼에 들어가보면 디지털 시대에 책을 소비하는 형태에 대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고민하고 혁신적인 소비 경험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밀리의 서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책을 '듣는' 형태로 소비하는 오디오북 서비스에 강점을 가진 윌라의 경우에는 많은 독서 인구들이 자기 직전에 여유롭게 책을 소비하려고 하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책과 함께 잠들기 좋은 경험을 제공해준다.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방 안에서 전자책 형태로 책을 읽다 보면 시력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오디오북 형태로 책을 듣다가 자고 싶어하는 독자층들이 많다. 이들을 위해서 윌라는 책을 듣다가 자연스럽게 잠들 수 있도록 15분, 30분, 45분, 1시간 다양한 단위로 오디오북을 읽어주다가 자연스럽게 서비스가 종료되는 타이머 기능을 넣어두었다.
밀리의 서재는 상대적으로 책을 스크린을 통해서 읽는 방식에 있어서 다양한 경험을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무거운 방식으로 책을 읽는 것 자체에 부담을 가지는 젊은 독자들을 위해서 마치 다양한 소셜미디어상에서 친구와 편하게 메신저 기능을 통해 대화하듯이 책을 읽도록 만드는 '밀리 챗북' 같은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밀리 챗북 서비스를 이용하면 인문, 철학, 경제와 같은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책들도 젊은 독자들에게 익숙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통해서, 15분이 넘지 않는 짧은 대화 형태의 요약 콘텐츠로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최신의 AI 기술을 도입해 보다 더 많은 책들을 오디오북 형태로 즐길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기존의 오디오북들은 성우들이 책을 읽어주는 형태로 만들어야 하기에 제작 측면에서 많은 책을 오디오북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제는 AI TTS(Text To Speech·음성 합성 기술) 기능을 도입해 실제 사람의 억양, 발음, 읽는 순간의 미세한 호흡까지 모방해서, 기계가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성우들이 읽어주는 것 같은 발화를 제공하는 Al 기반의 오디오북 서비스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종이책은 종말을 맞이할 것인가? 많은 전문가들은 종이책의 시대가 그렇게 쉽게 저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종이책의 방식으로 책을 소비하는 것의 큰 장점들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선 전문가들은 종이를 통해서 책과 교류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다양한 센스들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책이 가진 콘텐츠를 보다 더 깊이 있고, 능동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한다. 그런 이유로 상대적으로 하나로 규격화되고 디지털 스크린 안에서 즐기게 되는 텍스트보다 종이로 책을 읽을 때 시각적인 역할이 더 커진다고 한다. 동시에 우리는 물리적으로 책을 쥐고, 손가락으로 페이지를 넘겨가고, 우리에게 중요한 인사이트를 주는 구절을 펜으로 긋는다. 그 모든 과정들을 통해서 우리는 종이의 텍스트와 반응하고 그것들이 책을 읽는 문해력 부분에 긍정적인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책을 오디오북을 통해서 듣는 것은 상대적으로 텍스트를 소비하는 방식에 제한을 가하고, 텍스트의 본질 역시 책을 창조한 사람과 그것을 소비하는 독자가 아닌 낭독자의 자질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디지털 기기들을 기반으로 한 책에 비해 종이책이 가지는 또 다른 이점은 바로 물성을 가진 책을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서점 체인 반스앤드노블은 저자 서명 책 서비스를 통해 저자가 직접 서명한 책을 따로 팔거나, 보너스 챕터가 포함된 리미티드 에디션 형태의 종이책을 파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종이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자신의 장점을 유지하며 디지털 시대에 맞는 방식의 책을 소비하는 방식과 공존하며 성장해나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