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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필품 팔고 배달 직접 뛰었더니…배달의민족, 영업익 65% 껑충

배윤경 기자
입력 : 
2024-03-29 14:5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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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 지난해 모회사 독일 DH에 첫 배당
[이미지 출처 = 우아한형제들]
[이미지 출처 = 우아한형제들]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B마트로 생필품을 약 20분 내 배달하고 직접 음식 배달에도 나서면서 배달 시장 축소에도 영업이익률이 20%를 넘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3조4155억원, 영업이익 6998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5.9%와 65% 증가했다.

영업이익으로만 보면 이커머스 1위 기업이자 쿠팡이츠로 배달의민족과 경쟁하는 쿠팡(6174억원)보다 많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0.5%로, 전년 대비 6.1%p 높아졌다. 순이익은 5062억원으로 같은 기간 83.5% 뛰었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B마트 등 그동안 지속적으로 투자해 온 커머스 사업이 결실을 맺었다”면서 “배달 앱 업계의 치열한 경쟁에서도 소비자 배달비 부담을 낮춘 알뜰배달 등 신규 서비스가 타사 대비 이용자 확보 및 유지에 성공한 덕분”이라고 전했다.

사업 분야 중 상품 매출이 6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뛰면서 배민B마트 등 커머스 사업 부문이 실적 성장을 사실상 견인했다.

배민B마트는 지난해 기준 서울, 경기, 부산, 대구, 울산, 대전, 천안 등에 약 70개의 도심형 유통센터(Pick Packing Center, PPC)를 운영하고 있다. 상품 종류수(SKU)만 1만여 개에 달한다. 특히 B마트의 지난해 고객 평균 주문금액이 사업 초기 대비 3배 가량 증가해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커머스 사업 성장은 영업이익 개선에도 영향을 미쳤다. 배민B마트 사업의 적자 폭을 크게 줄이는데 성공한 것은 물론, 물류 과정의 효율화를 통해 운반비와 보관비 등 비용 절감 효과를 높인 것이 이익률 개선에 힘을 보탰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배민배달, 가게배달 등 음식배달 사업이 포함된 서비스 매출은 2조7187억원으로 같은 기간 12.2% 성장했다. 주문부터 배달까지 배달 앱이 책임지는 자체배달(Own Delivery, OD)을 둘러싼 시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지난해 4월 도입한 알뜰배달이 서비스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을 이끌었다.

알뜰배달은 최적의 동선으로 묶음배달을 수행하는 자체배달 서비스로, 배달 팁을 낮춰 엔데믹 이후에도 주문수가 증가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 연구팀과 여론조사기관 메트릭스 리서치가 배달앱 사용자 8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0%가 ‘알뜰배달이 외식비용부담 절감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알뜰배달이 소비자의 배달비 절약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77%에 달했으며, 배달앱 사용자의 70%가 ‘알뜰배달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배민에 따르면 알뜰배달 가입 매장의 주문수는 가입 이전 대비 평균 20% 증가했다. 배민은 엔데믹 상황에서도 이용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데, 앱 데이터 분석 기업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배민 월 활성 사용자수(MAU)는 1995만1392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0.1% 증가했다.

울트라콜, 오픈리스트 등 배민이 경쟁사 대비 다양한 광고상품으로 외식업주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는 점도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 입점 식당 수는 2022년 말 30만여곳에서 지난해 말 기준 32만여곳으로 2만개 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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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커머스 배민쇼핑라이브 종료, 베트남 배민 사업 철수, 배민상회 직매입 사업 축소, 중앙물류센터 인천기지 구축 등 비용 효율화 노력도 이익을 늘리는 데 일조했다. 용역비와 지급수수료 등 비용을 절감하면서 이익이 늘어난 것. 반면, 쿠폰 발행 등 마케팅 비용과 라이더에 지급되는 배달처리비 등은 전년 대비 늘어났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수년 간 입점 업주 확보, 자체 배달 인프라 구축, 광고 등 다양한 마케팅 상품 확보에 집중해 온 기존 투자의 효과가 발생하는 동시에 사업 구조 효율화 등 비용 절감한 것이 영업이익 확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실적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실제, 지난 2018년부터 3년 간 매년 2배 가까운 성장 속도를 기록하던 매출 증가율이 2022년 46.7%로 늦춰진 데 이어 지난해 15.9%로 낮아졌다.

배민이 배달팁 인하 효과를 노린 배민1플러스를 출시하자 쿠팡이츠가 스마트요금제로 대응한 데 이어 묶음배달팁 무료 정책을 내놓으면서 배달 업계의 경쟁은 과열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커머스 등 신규 사업 성패가 향후 성장성 확보에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커머스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알뜰배달을 통해 합리적인 고객 배달팁을 실현한 것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며 “사장님과 고객 모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실적 공시로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모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DH)에 배당을 실시한 것도 드러났다. 지난해 4127억원을 처음 배당했는데, 이는 약 81.5%의 배당성향이다. 지난 2022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배당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DH는 2020년 4조7500억원을 투자해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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