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홍명보 따돌리고 1위로
2010년 12월 시리아전서 데뷔
브라질전서 최다 출전 신기록
개인 최다 득점까지는 6골 남아
14일에는 파라과이와 맞대결
2026 북중미 월드컵 준비 돌입

한국 축구 역사에 길이남을 수많은 기록을 갖고 있는 손흥민(33)이 자신의 주요 이력으로 가장 먼저 내세울만한 한 가지 타이틀을 얻게 됐다. 약 15년간의 피·땀·눈물로 완성된 ‘A매치 최다 출전’이다.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 경기에 나서며 개인 통산 137번째 경기를 소화한 그는 136경기의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홍명보 현 국가대표팀 감독을 제치고 A매치 최다 출전 신기록 보유자가 됐다.
손흥민은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A매치 경기에 137번 나섰다는 것에 대한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태극마크가 갖고 있는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국가대표로 활약한 덕분에 선수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축구를 하면서 15년간 한국을 대표해 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2010~2011시즌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SV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손흥민은 2010년 12월 30일 시리아와의 친선경기에서 성인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바이어 04 레버쿠젠, 토트넘 홋스퍼, 로스앤젤레스(LA) FC에서 활약한 그는 꾸준히 A매치를 소화하며 137경기라는 금자탑을 쌓는 데 성공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과 푸스카스상 등을 차지하고 토트넘 소속이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정상에 올랐던 손흥민에게 A매치 최다 출전 기록이 더욱 값진 이유는 장거리 비행, 시차, 부상 등을 이겨내고 이뤄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홍 감독 역시 손흥민의 신기록 경신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그는 “오랜 기간 비행하면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것들을 고려했을 때 손흥민의 A매치 최다 출전 기록이 갖는 의미는 엄청나다. 나도 136경기에 나섰지만 손흥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퀄리티에서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오는 14일 파라과이전부터 A매치에 나설 때마다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게 된 손흥민은 이제 본격적으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준비에 돌입한다. 자신의 통산 4번째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그는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지난 8월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로 이적하기도 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안와골절을 당한 상태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장을 누비는 투혼을 선보였던 손흥민은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사소한 것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더 많이 싸우고 부닺쳐봐야 한다. 앞선 대회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준비를 잘해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137경기에서 53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A매치 최다골 2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단독 선두에 이름을 올린 차범근과의 격차는 5골로 앞으로 손흥민이 이 부문 1위로 올라설 수 있을지 많은 한국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브라질과의 친선 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던 손흥민은 아쉽게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후반 18분 교체 아웃된 손흥민은 한국의 0대5 패배를 막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팬들에게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 강팀과 경쟁하면서 배울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이번 패배를 얼른 털어내고 다시 일어나갔다. 또 영광스러운 자리를 팬들,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14일에 열리는 파라과이와의 친선 경기에서는 브라질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손흥민은 “오늘처럼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면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책임감을 갖고 파라과이전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