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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트럼프 “삼성·애플 스마트폰, 미국서 안 만들면 25% 관세”

지유진 기자
입력 : 
2025-05-26 11: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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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갤럭시 가격 오르나
폴더블폰 미 시장 공개 앞둔 삼성 ‘비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원자력에너지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던 중 전화벨이 울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원자력에너지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던 중 전화벨이 울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스마트폰에 대해 최소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베트남·한국)와 애플(중국·인도) 등 해외에서 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들여오는 업체들 모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서 이 같은 조치가 “6월 말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업인 애플이 아이폰 생산거점을 인도로 옮기려는 조치에 대해선 “(애플 공장이) 인도로 가는 건 문제없지만 그렇더라도 애플이 관세 없이 미국에서 판매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신 그들(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면 관세는 없다”고 했다. 가디언은 “애플 입장에선 트럼프가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시장에 판매되는 모든 아이폰 조립을 인도에서 하기로 한 것”이라며 “현재 애플 스마트폰의 90%가 중국에서 조립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짚었다.

삼성도 예외는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삼성을 비롯해 그 제품(스마트폰)을 만드는 다른 기업도 포함된다. 그렇지 않으면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삼성 스마트폰은 베트남(50%), 인도(30%), 국내와 기타 지역(20%)에서 생산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생각처럼 휴대폰 업체들이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옮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생산되는 아이폰 가격이 아시아 생산 대비 3배 이상 비싸다고 추산했다. 웨드부시증권 글로벌기술연구책임자인 댄 아이브스는 CNN에 “애플이 공급망의 10%를 미국으로 옮기려면 300억달러(약 41조원)가 들고 3년이 걸릴 것”이라며 “애플이 미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한다는 구상은 실현 불가능한 동화 같은 얘기”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으로 생산거점을 옮기기보다 관세를 감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 밍치궈는 “애플 입장에서는 25% 관세를 감수하는 것이 생산라인을 미국으로 옮기는 것보다 수익성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25% 관세 부과에 대해 “자극적인 헤드라인이지만, 향후 애플 실적에는 완만한 역풍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애플과 삼성 등 기업이 관세를 피할 수 없다면 스마트폰 가격 인상은 정해진 수순이란 관측이 나온다. 스마트폰에 관세가 적용될 경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고, 교체 주기 연장이나 중고폰 시장 확대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삼성과 애플 모두 수익에 타격을 입게 된다.

삼성전자는 특히 난처해진다. 당장 오는 7월 뉴욕에서 폴더블폰 신제품 공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아직 진출하지 않은 시장이라 삼성 입장에서 미국 시장점유율 확대 기회지만, 관세가 부과될 경우 가격 책정 시 판매량과 수익성 사이에서 복잡한 고민이 불가피하다.

애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애플은 보편관세 10%가 부과된 상황에서도 일부 제품을 인도에서 생산해 대응했지만 부담은 여전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실적 발표에서 “새로운 관세가 추가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약 9억달러(약 1조2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향후 트럼프 대통령 발언처럼 스마트폰 관세 25%가 현실화될 경우 비용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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