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 시겔 “美 역사상 95년만의 정책 실수”
대공황 유발 1930년대 관세법보다 심각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도 “완전히 미친 것 같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본격화한 ‘관세 전쟁’에 대해 미국 월가 대표인사들이 일제히 강도 높은 비판과 경고를 쏟아냈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50%를 넘어섰고, 글로벌 시장 전반에 ‘폭풍우’가 몰아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6일(현지 시간)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와튼의 마법사’로 불리는 제레미 시겔 와튼스쿨 교수는 “미국 역사상 약 95년 만에 가장 큰 정책 실수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관세 조치는 1930년대 대공황을 유발한 스무트-홀리 관세법보다도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왜 그 역사적 교훈을 배우지 못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시겔 교수는 관세가 계속 유지된다면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50% 넘는다고 경고했다. 그는 “관세가 철회된다면 경기 둔화 수준에 그치겠지만 지금처럼 고율 관세가 계속되면 침체는 피하기 어렵다”며 “단기 투자자에게는 매우 거친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도 관세 정책의 부작용을 경고했다. 6일 CNN에 따르면 그는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관세로 인해 물가가 오르고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최근 부과된 관세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고 많은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 시나리오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성장은 둔화될 것이 분명하고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이먼은 원래 트럼프 관세 정책에 비교적 우호적이었던 입장이었다. 지난 1월 CNBC 인터뷰에서는 “제조업 부양을 위해 약간의 인플레이션은 감수할 수 있다”고 언급했으나 최근 관세 확대를 두고는 “예상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가혹하다”며 비판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그는 또 최근 미 주요 증시가 급락했으나 훨씬 더 떨어질 수 있다며 투자 시 매우 조심스러운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알려진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석좌교수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정면 비판하며 “트럼프가 완전히 미쳐버린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