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부과 방침 발표에도 불구하고 협상 여지를 남겨둔 덕에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342.87포인트(0.77%) 오른 4만4711.4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3.10포인트(1.04%) 상승한 6115.07, 나스닥종합지수는 295.69포인트(1.50%) 오른 1만9945.64에 각각 마감했다.
전날 급등했던 미국 국채금리도 안정세로 돌아섰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0.1bp 하락한 4.533%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고려해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으나,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대상을 밝히지 않았다. 이는 시장의 관세 관련 우려를 덜어주는 역할을 했다. 월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실제 부과보다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1월 도매물가가 소비자물가에 이어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난 것에도 시장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연준연방준비제도가 중시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 영향을 주는 일부 품목에선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이날 증시는 대형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7’이 이끌었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3.16% 상승했다. 컴퓨터업체 IT솔루션을 제공하는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가 이날 출하한 기업용 서버에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블랙웰이 탑재됐다는 소식이 영향을 줬다. AI 기대주로 꼽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마케팅 업체인 앱로빈은 전날 호실적을 발표한 뒤 24% 급등했다.
테슬라 역시 최근 거듭하던 부진을 극복하며 이날 5.77% 상승했다. 테슬라는 일론 머크스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잡음으로 인해 최근 주가가 급락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무한 신뢰를 드러내면서 자율주행 규제 완화 등 기대감이 다시 커진 분위기다.
애플(1.97%), 마이크로소프트(0.37%), 아마존(0.63%), 알파벳(1.32%), 메타(0.44%) 등도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메타는 무려 19일 연속 주가가 상승했다. 팀쿡 애플 CEO는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는 19일 신제품을 만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외신은 애플이 보급형 아이폰SE 4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