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6주간 휴전
바이든 1년 넘게 못풀던 숙제
트럼프 특사 보내자 바로 해결
3단계 휴전안 전격 합의했지만
수감자 명단 놓고 신경전 등
종전 이르기까지 불씨 여전
횃불 든 이스라엘 시민들 "인질 빨리 석방하라"
바이든 1년 넘게 못풀던 숙제
트럼프 특사 보내자 바로 해결
3단계 휴전안 전격 합의했지만
수감자 명단 놓고 신경전 등
종전 이르기까지 불씨 여전
횃불 든 이스라엘 시민들 "인질 빨리 석방하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합의 소식이 전해진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 중인데도 트럼프 당선인이 휴전을 당당하게 본인의 공로로 포장할 수 있는 배경에는 자신이 보낸 특사 효과가 나타난 덕분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협상을 중재한 아랍권 관계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특사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한 번 만난 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1년간 노력보다 낫다"고 말했다. 휴전 협상에 참여하기 위해 카타르 도하에 머물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평화 특사는 지난 11일 이스라엘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만났다. 당시 면담은 엄중한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이 자리에서 위트코프 특사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휴전을 빨리 매듭지으라고 압박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계자는 네타냐후 총리의 대변인으로 여겨지는 매체 채널14에 "위트코프 특사가 미국 차기 대통령의 엄중한 메시지를 전달했고 분명한 결론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 이후 휴전 협상은 급물살을 타면서 합의에 이르렀다.

오는 19일 발효되는 양측 휴전안은 지난해 5월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3단계 휴전안에 바탕을 뒀다. 42일간 진행되는 1단계에서 하마스는 여성과 어린이, 50세 이상 남성 등으로 이뤄진 인질 33명을 석방한다. 이스라엘은 민간인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30명, 여성 군인 1명당 수감자 50명과 맞교환한다. 휴전 다음 단계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도 이 기간에 진행된다. 휴전 발효 후 16일째 되는 날부터는 남은 이스라엘 남성 군인 인질 석방과 영구 휴전,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등의 의제를 포함하는 휴전 2단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휴전 3단계에 이르면 인질 시신을 비롯해 모든 인질의 송환과 가자지구 재건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2단계부터는 얼개만 짜인 휴전안이어서 언제든 무력 충돌이 재발할 수 있다. AP통신은 이스라엘이 휴전 1단계가 끝난 후 군사작전을 재개할 가능성을 남겼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 때처럼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전략을 꺼내든다면 중동 정세가 다시금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가자지구 전쟁을 치르는 동안 '저항의 축'을 이끌던 이란의 약점이 노출됐다.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리나 카티브 연구원은 선데이타임스에 "이스라엘의 정말 타격으로 조직의 취약성이 그대로 노출됐다"며 "이는 이란은 물론 중동 정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2기를 중동 재편을 시행할 일생일대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합의는 막판 진통을 겪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16일 성명에서 "하마스가 마지막 순간에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 합의 일부를 파기하고 막판 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내각은 중재자들이 하마스가 합의의 모든 요소를 수락했음을 이스라엘에 통보할 때까지 소집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자국 인질과 교환 예정인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명단을 하마스가 일방적으로 정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이에 하마스 고위 관리 이자트 엘레시크는 하마스가 전날 중재자들이 발표한 휴전 합의를 전적으로 수용했다고 밝혔다.
[김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