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동해상 SRBM 10여발
GPS 교란도 이틀째 이어가
美 공화 강경파 목소리에 힘
"핵능력 보강 韓과 협의할 때"
"아시아 확장억제 강화 시급"
GPS 교란도 이틀째 이어가
美 공화 강경파 목소리에 힘
"핵능력 보강 韓과 협의할 때"
"아시아 확장억제 강화 시급"

30일 합동참모본부는 "군은 오늘 오전 6시 14분쯤 북한 (평양 근처)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SRBM 추정 비행체 10여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측 미사일은 동북쪽 방향으로 350여 ㎞를 날아가 동해상에 탄착했다. 합참은 "군은 북한 미사일 발사 시 즉각 포착해 추적, 감시했다"며 미국·일본과 관련 정보를 곧바로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행위"라고 규탄했다. 군당국은 북한이 600㎜ 초대형 방사포(KN-25)를 발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세부 제원을 분석 중이다. 북한이 이번처럼 탄도미사일을 한 번에 10발 넘게 발사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북한은 이날 오전에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에서 서북 도서 일대를 향해 약 1시간 동안 GPS 전파 교란 공격을 펼쳤다. 군 소식통은 "이번 북측 GPS 교란 전파로 군사작전이 제한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군과 민간의 항공기·선박은 이러한 북한의 GPS 교란 공세에 대비한 각종 대체수단을 운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이 같은 북한의 도발 행보를 정찰위성 실패를 덮으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탄도미사일과 관련해서는 북한 주장 군사정찰위성이 실패했고, 북한의 내부적인 갈등 사항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목적이 있다"며 "그러한 (의도로) 오물풍선도 보내지 않나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군당국은 북한이 대(對)러시아 수출을 염두에 두고 최근 들어 600㎜ 초대형 방사포를 잇따라 발사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엔군사령부는 북한이 지난 28~29일 대남 오물풍선을 날려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하며 공식 조사에 나섰다.
이처럼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의회에서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국에 핵을 공유하거나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은 2025회계연도 국방예산을 550억달러(약 75조원) 증액하는 국방투자계획을 공개하며 "북한 독재자 김정은은 급속도로 군사력을 현대화했다"고 지적했다.
위커 의원은 북한을 억제하기 위해 △정기적인 한미연합 군사훈련 △주한미군 주둔 지속 △인도·태평양 핵공유 협정과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같은 새로운 선택지 모색 등을 제안했다. 또 그는 미국 핵능력을 보강하려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핵책임 분담합의'에 한국, 일본, 호주의 참여 의사를 평가하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 상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짐 리시 의원도 지난 15일 "아시아에서 확장억제가 특히 약하다"며 동맹국을 안심시키기 위해 핵무기 재배치 옵션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미국 의회에서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국방·외교를 담당하는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의 주장에 점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공화당이 상·하원 선거에서 승리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등 주장이 실제 정책 논의로 이어질 개연성도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