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4월 대한민국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세계적인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이사 등이 하이브 레이블로부터 어도어를 독립시키고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힌 것입니다.
어도어는 하이브 레이블 계열사인 쏘스뮤직에서 물적분할해 설립된 엔터사입니다. 하이브가 154억원 규모로 투자해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하이브 레이블에 편입됐습니다. 어도어의 소속 대표 걸그룹은 ‘뉴진스(NewJeans)’죠. 5인조 다국적 걸그룹으로 ‘Attention’, ‘Hype boy’, ‘Ditto’, ‘ETA’ 등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는 곡을 발표했고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뉴진스의 인기몰이로 어도어 기업가치가 커져가던 찰나에 갑자기 경영권 분쟁이 터지면서 하이브는 폭풍우를 만나게 됩니다. 민 전 대표는 하이브가 제가한 경영권 탈취 의혹에 대해 분노하며 135분간의 격정의 기자회견을 가집니다. 민 전 대표는 하이브 고위 임원들을 향해 비판을 쏟아내며 “개저씨들”이라 했고, “들어올거면 맞다이로 들어와”라며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하이브[사진 출처-스타투데이DB]](https://pimg.mk.co.kr/news/cms/202502/17/news-p.v1.20240527.f2bd773074384c12a544e248f4daf947_P1.jpg)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이후 하이브의 주가는 하루만에 7.81%가 하락, 시가총액 7500억원이 증발했습니다. 뉴진스의 향후 활동에 제동이 걸린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주식시장에 바로 반영된 것입니다. 이후 전체적인 K팝 음반 판매량 감소 우려가 겹치며 하이브의 주가는 계속해서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투자자들은 하이브를 다시 주목하고 있습니다. 하이브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BTS 멤버들이 올해 모두 군복무를 마치기 때문입니다. 그간 고꾸러졌던 하이브가 다시 국내 엔터 대장주로 자리매김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하이브 주가 추이[사진 출처=네이버증권 홈페이지 갈무리]](https://pimg.mk.co.kr/news/cms/202502/17/news-p.v1.20250214.e4a67d28b5284190a9b2ebc47bdf7197_P1.png)
14일 하이브는 전 거래일 보다 500원(0.2%) 오른 24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올해 들어 하이브 주가는 28.23% 올랐습니다. 코스피지수가 같은 기간 7.98% 올랐는데 이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한 셈입니다.
올해 BTS의 컴백으로 하이브가 과거의 명성을 다시 되찾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벌써부터 주식시장에 반영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BTS는 올해 6월 완전체 제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에 BTS 월드 투어가 재개되면 하이브에겐 큰 폭의 밸류업(가치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겠습니다.
BTS의 월드투어가 하이브에겐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엔터사의 실적은 주로 음반, 콘서트, 굿즈 및 라이선스 매출이 좌우합니다. 그중에서도 월드투어 콘서트는 더욱 중요합니다. 주로 북미 투어가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유지된다면 상당한 실적 상승도 기대해볼만 하죠.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콘서트 관객 수를 예측하기 힘들지만 국내 증권가에선 평균 280만~300만명 이상이 내년 BTS의 월드투어 콘서트를 보러 올 것이라고 예상하 있습니다. 다올투자증권은 콘서트와 이로 인해 파생되는 굿즈 및 라이선스 매출이 약 1조원 이상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아울러 올 4분기엔 BTS의 화양연화 10주년 앨범 발매도 예정돼 있습니다. 2015년에 발매된 화양연화 앨범은 BTS가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하는 발판이 된 작품입니다. ‘화양연화pt.1’의 타이틀 곡인 ‘I NEED U’는 BTS가 지상파 음악방송 첫 1위를 한 곡입니다.
BTS의 컴백뿐만이 아닙니다. BTS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로 하이브는 TXT, 세븐틴, 보이넥스트도어, 아일릿 등 대형 아이돌을 키워왔습니다. 연초부터 세븐틴의 유닛 부석순, 보이넥스트도어가 컴백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 써클차트, 미래에셋증권 등에 따르면 하이브의 데뷔 7년차 이상의 그룹 중 세븐틴과 TXT의 스트리밍 횟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세븐틴의 경우 2022년 초 7000만회 수준이었던 데 비해 지난해 말 1억4000만회 가까이 올랐습니다. TXT도 꾸준하게 스트리밍 횟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세븐틴, TXT 월별 스트리밍 횟수 및 신보 판매량[사진 출처=미래에셋증권]](https://pimg.mk.co.kr/news/cms/202502/17/news-p.v1.20250214.0534b2ac6efa4917a8ab357ca9566b66_P1.png)
지속적으로 신인을 데뷔시켜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데뷔한 6인조 보이그룹 투어스는 2020년대 데뷔한 보이그룹 중 최단 기간 지상파 음악방송 1위를 달성했고, 데뷔곡인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는 보이그룹 최초로 멜론 연간 차트 1위를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하이브의 성장세는 계속됩니다. 하이브의 글로벌 현지화 걸그룹 KATSEYE(캣츠아이)의 첫번째 EP ‘SIS(Soft Is Strong)’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에 119위로 입성했습니다. 아울러 라틴아메리카 시장을 겨냥해 ‘도세밀 뮤직’ 레이블을 설립하고 1호 아티스트로 메메 델 리얼을 영입했습니다. 올 하반기엔 오디션을 기획하고 있고 이를 통해 라틴 지역의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이브에 대한 국내 증권사들의 시각도 긍정적입니다. 눈높이도 높은 편입니다. 각 증권사들이 제시한 하이브의 목표주가는 △흥국증권 28만원 △키움증권 29만원 △유진투자증권 27만원 △다올투자증권 30만원 △대신증권 27만원 △한국투자증권 29만원 △신한투자증권 30만원 등입니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BTS 컴백과 기존 아티스트들의 앨범 및 월드투어 성장, MD 관련 IP(지적재산권) 다각화 실적 기여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현재 활동상황을 고려하면 뉴진스 관련 노이즈는 최소화될 것으로 보여 올해 회복 탄력은 상당히 높을 것”이라며 “신인 보이그룹, 일본 및 라틴 신규 아티스트 런칭, 미국 캣츠아이 활동 확장까지 시도돼 라인업 강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본업에선 BTS 컴백 효과와 저연차 성장이, 본업 외에선 위버스의 이익 기여가 시작된다”며 “위버스 디지털 멤버십은 12월에 런칭돼 1분기 실적에 반영되며 영상 광고 수익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