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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폭망에도…프랜차이즈는 꿋꿋이 버틴다는데, 이유가 대체 뭐야 [나기자의 데이터로 세상읽기]

나현준 기자
입력 : 
2024-11-19 12:00:00
수정 : 
2024-11-23 18:02:55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물가와 경기 악화로 내수가 침체되고 있지만, 프랜차이즈 업종은 불황을 견디며 성장하고 있다.

외식업을 중심으로 가맹점 평균 매출액이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특히 제과제빵 분야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사모펀드에게 프랜차이즈 사업은 좋은 투자처로 인식되어 왔으며,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프랜차이즈 업계의 M&A는 내년에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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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10분기 연속 마이너스 기록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소비 줄어든 탓

프랜차이즈 업종은 외식업 중심으로
내수 불황에도 실적개선 흐름세
가맹점, 은퇴자 수요 높고 매출 좋아

사모펀드 보유한 대표 프랜차이즈
메가커피·맘스터치·역전할매·노랑통닭
올해 경영실적 내년보다 더 좋아질듯
내수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21일 동대문 패션몰이 주말임에도 한가하다2024.07.21. [이승환기자]
내수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21일 동대문 패션몰이 주말임에도 한가하다2024.07.21. [이승환기자]

고물가·경기악화로 인해 내수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물가는 갈수록 뛰는데, 월급은 그만큼 오르지 않고 대출금리는 2~3년 전보다 올랐으니 내수가 살아날 리가 없죠.

그런데 통계를 살펴보면, 내수도 ‘부익부 빈익빈’입니다.

내수 전체를 보면 안 좋은 건 사실이지만, 또 일부 업종, 일부 브랜드는 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모두가 힘든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연재 기사에선 이 부분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내수, 10분기 연속 마이너스
소매판매액지수 증감률(전년 동기대비) 그래프. 2022년 2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통계청, Canva로 작업>
소매판매액지수 증감률(전년 동기대비) 그래프. 2022년 2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통계청, Canva로 작업>

내수 상황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지표는 통계청 산업활동동향 내 ‘소매판매액지수’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국내에서 소비하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이죠.

지난 2022년 2분기부터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로 전환한 후, 2024년 3분기까지 ‘10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99.8로 2020년 (100)에 살짝 못 미쳤죠. 즉, 2024년 소비수준이 4년 전 수준으로 돌아간 겁니다.

저금리 시대가 한창이던 2020년, 2021년 많은 사람이 오마카세, 골프 등에 매진했고, 소비도 활성화됐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이 막히자 특히 국내 소비가 폭발했죠.

IB(투자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2021년만 해도 골프장은 1홀당 100억원 정도로 팔렸는데, 현재는 수도권 기준으로 80억원 수준”이라며 “지방으로 내려가면 더 낮은 가격도 있다”라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대기업발 구조조정도 올해 연말 진행될 예정입니다.

최대 954만 명에 이르는 2차 베이비부머(1969~1974년생)가 은퇴를 앞두고 있다는 의미죠.

KT 엔씨소프트 등 IT 대기업이 수백명~수천명 단위의 희망퇴직을 받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연말 대대적인 임원 인사 및 감축을 예고하고 있죠.

내수를 대표하는 롯데그룹·신세계그룹 역시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임원 급여 반납 등을 실시했거나 실시할 예정입니다.

프랜차이즈 업종은 내수 불황도 견딘다

저출산 고령화, 고환율로 인한 수입물가 증대, 중금리로 인한 가계대출 이자 부담 등으로 내수 회복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런데 내수 중에서도 불황을 견디는 업종이 있습니다. 바로 프랜차이즈 업종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2023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 발표. 2022년 업황을 발표하는데, 외식업을 중심으로 평균 매출액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2023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 발표. 2022년 업황을 발표하는데, 외식업을 중심으로 평균 매출액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가맹사업 현황에 따르면, 외식업을 중심으로 가맹점 평균 매출액이 큰 폭으로 상승합니다.

특히 외식업의 경우는 2022년 기준 가맹점 수가 약 18만개에 달합니다. 외식업 가맹점당 평균 연 매출액은 2022년 기준 1곳당 3억1400만원으로, 2021년(2억7900만원) 대비 12.7% 증가했습니다.

업종별로 보면, 2022년 기준으로 제과제빵(4억9000만원), 한식(3억2500만원), 주점(2억9800만원), 치킨(2억9700만원), 피자(2억8400만원), 커피(2억2500만원) 순이었습니다.

2022년 가맹점 평균 매출액이 3억원 이상인 브랜드 비중은 36.8%로 2021년 대비 9.6%p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가 열린 가운데 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3.10.5. [이승환기자]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가 열린 가운데 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3.10.5. [이승환기자]

즉,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점주가 가맹본부에 가입비·로열티를 지급하고 가맹본부는 상표·경영 노하우·시스템 등을 전수하는 사업)은 외형적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같은 프랜차이즈 사업은 자본주의 최선봉에서 일하는 사모펀드(PEF)에게 좋은 투자처로 인식돼 왔습니다. 사모펀드란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받아서 투자한 후, 기업가치를 높여서 이를 매각해서 수익을 내는 금융회사를 말합니다.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 BHC는 로하틴그룹(2013년) → 박현종 컨소시엄 펀드(2018년) → MBK파트너스(2020년)로 주인이 바뀝니다. 버거킹은 VIG파트너스(2012년) →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2016년)로, 투썸플레이스는 앵커에쿼티(2019년) → 칼라일그룹(2021년) 등 사모펀드 간에 거래가 이뤄졌죠.

올해 실적 좋다 ··· 내년 프랜차이즈 M&A 활발

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F&B 예상 매각액만 7000억원대에 이릅니다.

필리핀 최대식품기업 졸리비그룹의 컴포즈커피 인수(7월·4700억원), 포레스트파트너스의 명륜진사갈비 인수(진행중·1600억원 예상), 임마누엘코퍼레이션의 매드포갈릭 인수(9월·500억원), 삼화식품의 요아정 인수(7월·400억원)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한국 맥도날드는 올해 9월 매장 운영권을 카타르의 ‘카말 알 마나’에게 넘기기도 했죠.

F&B 딜은 TA어소시에이츠의 공차 인수(3500억원·2019년), 칼라일의 투썸플레이스 인수(1조원·2021년) 등이 굵직한 건들이 이어져왔지만, 높아진 기업가치와 내수부진으로 인해 2022년 이후로 M&A가 활성화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는 샐런드 프랜차이즈인 샐러디 매각 이외엔 이렇다 할 건이 없었죠.

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은퇴자가 많아지면서 1억~2억원의 은퇴자금으로 창업이 가능한 프랜차이즈로 돈이 몰리고 있다”며 “내수가 부진하다곤 하지만 프랜차이즈는 어느 정도 실적이 개선되면서 올라오고 있다.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을 보면, 내년엔 더 많은 프랜차이즈 F&B M&A가 이뤄질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실제로 사모펀드가 지분을 보유 중인 프랜차이즈는 되려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사진설명

메가커피는 프리미어파트너스와 SI(전략적투자자)인 보라티알이 손잡고 지난 2021년 1400억원에 인수한 저가 커피 국내 1위 업체입니다. 이후 지배구조 개편이 되면서 우윤파트너스가 58.6%, 프리미어가 41.4% 지분을 들고 있죠. 우윤파트너스는 보라이탈 관계사입니다.

IB업계에 따르면, 메가커피 EBITDA(상각전영업이익)은 지난해 750억원서 올해 900억원까지 증가할 예정입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메가커피는 가맹점주에게 나눠주는 수익 비율이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가맹점주가 거의 탈퇴하지 않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맘스터치 경영권을 인수했습니다. 이후 2022년 맘스터치를 상장폐지하고 기업 밸류업에 집중하고 있죠. 일본·태국·몽골·라오스 등을 공략하고, 물가상승에 맞춰서 가격을 인상한 게 대표적인 예입니다. 맘스터치 EBITDA는 지난해 650억원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75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밖에도 MZ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맥주 브랜드인 역전할머니맥주(케이스톤파트너스 경영권 소유)는 가맹점이 최근 1000개에 근접한 수준까지 늘어났고, EBITDA도 지난해 360억원서 올해 38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입니다. 케이스톤은 미국 프리미엄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지미 존스 직영점인 강남 1호점을 최근 개장하며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나섰죠.

큐캐피탈파트너스·코스톤아시아가 투자한 노랑통닭은 최근 가맹점 700개를 넘겼으며, EBITDA 역시 2022년 73억원, 지난해 127억원, 올해 150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공격적인 외형확장 전략이 통한 것입니다.

공모주 한파에서도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는 공모 첫 날 주가가 51% 급등하는 등 프랜차이즈 F&B에 관한 관심은 앞으로도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IB 업계 관계자는 “노랑통닭(차은우), 컴포즈커피(BTS 뷔) 등의 사례를 보면 이미지를 중시하는 톱스타들이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 광고를 많이 찍고 있다”라며 “내부 불황에도 불구하고 프랜차이즈 업황은 계속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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