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폭발할 것 같다.”
최근 만났던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의 말이었다. 그리고 플로리얼은 마침내 KBO리그 첫 안타를 신고하며 앞으로의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김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염경엽 감독의 LG 트윈스에 1-2로 패했다. 이로써 4연패 늪에 빠진 한화는 1승 4패를 기록했다.


결과는 아쉬운 패전이었지만, 소득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특히 3번타자 겸 중견수로 나선 플로리얼은 KBO리그 첫 안타를 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작은 좋지 못했다. 1회초와 4회초 좌완 송승기를 상대했지만, 각각 2루수 땅볼, 좌익수 플라이에 그쳤다.
다행히 플로리얼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7회초 송승기로부터 볼넷을 얻어내며 이날 본인의 첫 출루를 기록했다. 이후 한화가 0-2로 뒤지던 9회초 2사 2루에서는 LG 우완 불펜 자원 김강률의 2구 146km 패스트볼을 통타해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플로리얼의 한국 무대 첫 안타가 나온 순간이었다. 아쉽게 후속타자 노시환이 유격수 플라이로 돌아서며 홈을 밟지는 못했고, 그렇게 이날 플로리얼의 성적표는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으로 남게됐다.

2015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으로 뉴욕 양키스에 지명된 플로리얼은 우투좌타 외야 자원이다. 톱 유망주로 지명받았으며, 2020년 처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밟은 뒤 2024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로 이적했다. 빅리그 통산 84경기에서 타율 0.192 4홈런 22타점을 올렸으며, 마이너리그에서는 9시즌 통산 타율 0.265 111홈런 415타점 출루율 0.352 장타율 0.456 OPS(출루율+장타율) 0.808을 써냈다.
다만 이런 플로리얼에게도 한국 무대는 만만치 않았다. 22~23일 KT위즈와 원정 2연전에서 타점 1개를 올리긴 했지만, 8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25~26일에는 LG를 상대했지만, 7타수 무안타로 웃지 못했다. 특히 26일 잠실 LG전에서는 경기 전 스트레칭 도중 타구에 머리를 맞고도 출전하는 ‘투혼’을 선보였지만,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사령탑의 믿음은 굳건했다. 26일 LG전을 앞두고 김경문 감독은 “스트레칭 하다 머리에 볼을 맞았다. 다른 사람 같으면 병원 갈 텐데, 본인이 괜찮다 하더라. 마음이 끓고 있을 것이다. 언젠가 한 번 폭발할 것”이라며 “곧 터질 것이다. 좋은 선수니 더 믿고 편하게 해줄 것”이라고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이후 플로리얼은 이날 아쉽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으나, KBO리그 첫 안타를 1타점 적시타로 장식했다. 김 감독은 “플로리얼을 시작으로 안 맞는 선수들이 치게 되면 팀이 더 편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과연 첫 안타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플로리얼이 한화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