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KBO리그 최고 외인 투수였고 지금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뛰고 있는 에릭 페디, 흥미로운 선발 매치업을 가졌다.
페디는 7일(한국시간)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 그레이프푸르트리그 홈경기 선발 등판, 3이닝 무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 기록했다.
이날 워싱턴의 선발은 마이클 소로카, 그역시 4이닝 4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MLB.com’은 두 선발의 흥미로운 관계를 소개했다. 앞서 화이트삭스에서 팀 동료로 있었던 둘은 이번 스프링캠프 기간 룸메이트로 한 짐에서 함께 지내고 있다.
소로카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내가 요리를 하면 그가 청소를 한다. 최고다. 페디도 마음에 들어한다. 그에게는 더 쉬운 일이다. 그리고 난 청소를 싫어한다. 내가 어질러놓으면 그가 치운다. 대신 나는 매일 저녁을 만들어준다”며 둘의 관계에 대해 말했다.
이들이 설명한 루틴은 다음과 같다. 보통 퇴근은 숙소에서 훈련장이 더 가까운 페디가 먼저한다. 페디가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TV를 보고 있으면 소로카가 돌아온다. 소로카는 잠시 낮잠을 잔 뒤 일어나 페디와 함께 저녁식사 계획을 논의한다. 팀 회식이나 다른 약속이 없으면 저녁은 함께 먹는다.
페디는 “소로카는 소고기 요리도 잘하고, 연어도 잘 굽는다. 정말 건강한 식단을 갖고 있다. 나에게도 몸관리 차원에서 좋은 일”이라며 소로카의 요리 실력을 칭찬했다.
소로카는 “다른 사람을 위해 요리를 해주는 일은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가능하다면 나는 소고기와 쌀, 야채를 곁들인 요리를 매일 다른 종류의 소스를 이용해 요리하고 있다. 그는 내 요리 실력을 칭찬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MLB.com에 따르면, 둘이 캠프 기간 함께 살게된 것은 처음부터 계획된 일은 아니었다. 지난 시즌 도중 세이트루이스로 트레이드되며 구단 스프링캠프 훈련지가 있는 플로리다주 주피터로 향한 페디는 캠프 기간 머물 숙소 가격을 알아보다 높은 가격에 충격을 받았다.
그는 더 나은 조건을 알아보기 위해 중계업자에게 연락하는 대신에 ‘절친’인 소로카에게 연락했고 그렇게 동거가 시작됐다. 소로카의 소속팀 내셔널스의 캠프는 주피터에서 멀지않은 웨스트 팜비치에 있다.
둘은 지난 시즌 화이트삭스에서 함께하며 급속도로 친해졌다.
소로카는 “내게 있어 친구는 직언을 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내가 불펜으로 내려갔을 때 내게 그렇게 해주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 사람이 페디였다. 심한 말을 해준 것은 아니었다. 그저 ‘선발 투수가 투 피치로 승부하면 이 리그에서 못버틸거야’라고 말해줬다. 나도 이 말에 동의했다. 항상 힘을 불어넣어준다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보다는 그런 사람이 더 믿고 의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둘이 친해진 계기를 설명했다.
소속팀은 다르지만, 마운드 위에서 고충을 이해하는 사람과 함께 산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페디는 “어떤 의미에서 투구는 우리의 삶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서로 투구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마치 집에 있는데 더그아웃에 앉아 있는 느낌”이라며 함께사는 소감을 전했다.
[글렌데일(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