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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마세요, 빌려 입으세요

이은정 기자
입력 : 
2025-02-14 15:54:49
수정 : 
2025-02-21 13: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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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비싼 골프웨어를 저렴한 가격에 빌릴 수 있는 렌털 서비스가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골퍼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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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에서 뭐 입지?” 골퍼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 아닐까. 새 골프복을 입고 싶은 욕구와 한정된 지갑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골프웨어 렌털 서비스가 있다. 골프웨어 렌털 서비스는 프리미엄 골프웨어를 합리적인 가격에 대여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라운드나 골프여행에서 새로운 룩을 시도하거나 평소 입지 않았던 브랜드를 경험하기에도 좋다.

골프투어 시즌을 겨낭한  더페어골프의 할인 프로모션.
골프투어 시즌을 겨낭한 더페어골프의 할인 프로모션.

원톱 체제로 성장 중인 골프웨어 렌털 시장

국내에 골프웨어 렌털 업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021년부터다. 포썸골프, 더페어골프, 플렉스골프 등이 속속 론칭해 프리미엄 골프복 대여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중 주목할 만한 업체는 더페어골프다. 2021년 3월 론칭한 더페어골프는 코로나19 시기 가파르게 성장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2022년엔 업계 2위 포썸골프를 인수해 물품을 전량 흡수했다.

현재 골프웨어 렌털 업계에서 더페어골프는 독보적인 원톱이다. 엔데믹 이후에도 성장세는 꾸준하다. 2021년부터 현재까지 누적 방문객 수가 200만 명에 이르고 재주문율은 80%대다. 골프웨어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현 상황에선 이례적인 상승세다.

“코로나19 때 MZ세대 골퍼들의 유입이 없진 않았지만 큰 영향을 주진 않았다. 더페어골프의 이용자들을 살펴보면 40대 진성 골퍼들이 가장 많다. 골프가 어느 정도 소비력을 갖춰야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인 건 맞지만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골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더페어골프 박경두 대표는 골프웨어 대여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충분하다고 봤다. 골프웨어는 시즌성이 강하기 때문에 때마다 구입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계절마다 몇 번 입지 않은 골프복들은 옷장에 고스란히 쌓인다. 고급 기능성 소재를 사용하는 만큼 세탁과 보관이 까다로워 관리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반면 렌털 서비스에선 유명 골프웨어 브랜드의 몇 십만 원대 옷을 일 몇 만 원대에 입을 수 있다. 라운드 전 100% 도착 보장, 세탁할 필요 없이 바로 반납하는 시스템이라 이용이 편리하다. 친환경 프리미엄 클리닝을 적용해 의류 상태 또한 최상이다.

해외 시장 규모에 비해선 아직 초창기 단계

글로벌 시장분석기관 CMI(Custom Market Insights)의 발표에 의하면 2023년 전 세계 온라인 의류 렌털 시장 규모는 15억 달러였다. 2033년에는 36억 달러까지 성장 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도입과 IT 기술을 바탕으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동시에 최신 패션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는 젊은 소비자가 크게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환경보호 측면도 성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중 패션 산업으로 인한 비중은 10%에 달한다. 미국에서만 매년 1130만 톤의 섬유 폐기물이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다.

미국 의류 및 액세서리 대여 플랫폼 렌트 더 런웨이(Rent the Runway)는 10억 달러 가치의 ‘유니콘’ 기업에 올라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패션계 ‘넷플릭스’다. 해외 의류 렌털 시장의 괄목할 성장세에 비하면 국내 시장 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사업 구상 시 렌트 더 런웨이를 참고했다는 박경두 대표는 시장의 차이점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렌트 더 런웨이와 같은 구독형 서비스는 고객 규모가 받쳐줘야 한다. 초기 멤버십 운영을 중단하고 리셀 등 서비스를 확장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이유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골프웨어가 렌털이 되는구나, 인지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아직 초창기다.”

렌털 재고 관리와 고객 요구에 맞춰 론칭한 더페어골프의 리셀 서비스는 2024년 기준 전년 대비 400% 이용자가 늘었다. 박 대표는 서비스 고도화와 소비자 편의 개선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골프웨어뿐 아니라 향후엔 클럽 및 용품까지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시기, 골프웨어 업계는 초호황기를 누렸다. 그 많던 골프웨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골프의 대중화, 지속 가능 경제, 환경보호 측면에서 골프웨어 렌털 서비스가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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