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링롤라이는 코로나19 시기 론칭해 성장한 토종 골프웨어 브랜드다. 팬데믹 이후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조유안 대표는 흔들리지 않는 뚝심과 집념으로 해외 시장을 넘보고 있다.

“이거 어느 나라 브랜드야?”
‘롤링롤라이(Rolling Rolleye)’를 처음 접한 이들이 곧잘 묻는 질문이다. 롤링롤라이는 2021년 론칭한 토종 골프웨어다. 유니크한 로고, 재치와 개성으로 무장한 콘셉트로 뚜렷한 마니아층을 확보한 롤링롤라이는 팬데믹 이후 골프웨어 시장의 부침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비교적 신생 브랜드임에도 디딤돌재단이 운영하는 클럽디(CLUBD) 꿈나무 후원, 세계 골프 아마추어 대회 메인 스폰서 등 국내외 골프 발전을 위한 활동 또한 활발하다. 국내 시장을 발판 삼아 이제는 미국, 일본, 베트남 등 해외 진출까지 노린다.
롤링롤라이를 숨가쁘게 굴려온 저력은 조유안 대표다. 조유안 대표는 롤링롤라이 로고를 “집념의 눈동자로 승리의 반지를 얻는다는 의미”라 설명한다. ‘기회는 잡는 것이 아닌 만드는 것’이란 그의 신조와도 일맥상통한다. 네 아이의 엄마에서 골프웨어 사업가로 드라마틱하게 변신해 K-골프웨어의 영향력을 전파하는 브랜드로 일구기까지. 거침없는 도전과 열정의 브랜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롤링롤라이는 2021년 론칭했다. 골프웨어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나에겐 골프웨어가 다 비슷비슷해 보였다. 라운드는 소풍 가듯 즐거운 시간 아닌가. 그 순간을 빛낼 재미있는 골프웨어를 만들고 싶었다. 주위에선 다 말렸다. 경기가 어렵다,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런 고정관념이 싫었다. 꽃 피는 시기는 저마다 다른 법이다. 시작부터 대기업이 어디 있나. 일단 뛰어들고 봤다.
브랜드 네임과 로고가 굉장히 개성 넘친다. ‘롤링롤라이(Rolling Rolleye)’는 혼돈 속에 균형을 잃지 않는 승리자 정신을 담고 있다. 로고는 대문자 ‘RR’을 형상화했다. 집념의 눈동자와 승리를 상징하는 반지 형태를 반영해 유머러스하면서도 유니크하다. 보면 볼수록 견고한 균형을 이루는, 한번 보면 절대 잊혀지지 않는 로고다.
하루아침에 사업가로 변신한 셈인데 시행착오는 없었나. 매일 동대문 시장에 나가 원단을 공부했다. 의류 제작에 대한 지식이 전무해 처음부터 익혀야 했다. 시장에서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공장 좀 소개해달라 부탁할 정도였다. 첫 상품은 골프 모자였다. 소량 생산에 신생 업체다 보니 공장에선 남는 시간에 우리 작업을 처리해줬다. 퀄리티가 떨어질 수밖에. 재생산해도 품질 개선이 안 돼 세 번을 전량 폐기했다. ‘이거 안 돼요!’ 적당히 넘어가는 법이 없으니까 공장 분들이 보기보다 무섭다고 하더라. 까다롭게 퀄리티를 끌어올린 결과 반응이 왔다. 로고 컬러를 변주한 골프햇이 입소문을 타 매출이 올랐다.
지금도 제품 콘셉트부터 디테일까지 직접 챙긴다고. 디자인팀이 따로 있지만 상품마다 내 손 닿지 않은 것이 없다. 프린팅이나 단추, 자수 하나도 허투루 내보내지 않는다. 특히 원단 품질은 절대 타협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판매 및 유통은 어떻게 전개했나. 초창기엔 골프장 프로 숍 위주로 유통망을 늘렸다. 그러다 골프웨어에 대한 고객 니즈가 커지면서 매장의 필요성을 느꼈다. 2022년 8월 강남점 쇼룸을 오픈했다. 번화한 강남대로변에 로고가 걸리니 면세점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현재 자사몰 외에 신세계면세점, 무신사골프, 카카오 선물하기와 웰링턴CC, 블랙스톤CC 등 80개 골프장에 롤링롤라이가 입점되어 있다. 브랜드 경쟁력과 퀄리티 유지를 위해 ‘노세일’ 정책으로 4년을 버텼다.
롤링롤라이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롤링롤라이를 입는 순간 아무도 날 이길 수 없다. 쨍한 컬러와 개성 있는 로고가 눈에 확 튄다. 평소보다 과감한 필드 룩을 선보였을 때 칭찬을 듣고 주인공이 되는 경험. 그게 우리 팬을 만든다. 롤링롤라이를 안 입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입어 본 사람은 없는 이유다. 롤링롤라이의 타깃은 필드에서 돋보이고 싶은 골퍼다.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인스타그래머블’한 디자인이 주를 이룬다. 대표적인 히트 아이템이 형광 컬러 바람막이다. 실루엣은 오버핏인데 막상 입으면 날씬해 보인다. 반사판을 댄 것처럼 얼굴이 환해 보이는 효과도 있다. 인스타그램에 롤링롤라이 골프캡이나 티셔츠를 동반자들끼리 색깔별로 착용한 인증샷이 올라온다. 아이템 자체가 재미 요소다. 고객들이 “오늘 ‘롤롤’했어요”, “저도 ‘롤롤’하고 싶어요” .... 자발적으로 댓글을 남긴다.

최근엔 K-골프웨어를 세계에 전파하는 행보가 두드러진다. 롤링롤라이는 작년 11월 열린 세계 골프 아마추어 대회(WAGC, World Amateur Golfers Championship)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들을 메인 후원했다. WAGC는 48개국 아마추어 골퍼들이 경쟁하는 권위 있는 글로벌 행사다. 폐회식 행사에서 한국 골프웨어의 위상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한복을 차려입고서 각 나라에 롤링롤라이를 소개했다. 롤링롤라이는 2023년 미국 뉴저지를 시작으로 일본, 베트남 등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독창적인 디자인과 타협하지 않는 품질로 해외 밴더사들의 러브콜도 끊이지 않는다. 특히 올해는 일본 대형 파트너사와 함께 일본 시장 개척에 나선다. 요즘 국내 골프웨어 시장이 어렵다고들 하는데 못할 건 없다. 위기는 곧 기회다. 더 큰 세계로 나가야 한다.
오는 2월엔 2025 매일경제·KPGA 골프엑스포에서 골퍼들을 만난다. 롤링롤라이는 인레인지 골프와 합작해 혁신적인 골프웨어와 골프 IT 기술의 결합을 보여줄 예정이다. 프로 초청 사인회 및 시타 부스, SNS 이벤트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골프엑스포 참가가 미국 PGA쇼 및 해외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롤링롤라이의 향후 목표가 궁금하다. 골프웨어를 넘어 문화를 만드는 것. 이제는 아이템 장사가 아닌 브랜드 자체를 열망하는 팬덤 형성이 핵심이다. 롤링롤라이 로고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