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코를 빠르게 미국 3대 골프 시뮬레이터로 성장시킨 크리에이츠의 석재호 대표는 또 다른 비상을 꿈꾸고 있다. 2027년까지 골프문화의 변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1위 기업에 오르는 것이다. 그 목표를 향해 누구보다 즐겁고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는 석재호 대표는 직원들 역시 행복한 동행이 되기를 바란다.

‘가치를 창조해 고객에 제공한다’는 뜻이 담긴 크리에이츠를 이끄는 수장은 석재호 대표다. 석 대표는 재료공학도 출신으로 2008년 첫 창업한 IT 회사를 매각한 후 친동생인 석용호(KAIST 전자공학 박사, CTO) 크리에이츠 부사장이 지인으로부터 의뢰받은 골프 센서를 같이 개발했던 것이 크리에이츠의 시작이다. 이렇게 개발한 제품의 소비자 반응이 매우 좋았던 것을 계기로 석재호 대표의 이전 직장 선배인 최익현 부사장을 영입하면서 2009년 정식 창업했다.
크리에이츠는 북미 시장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2024년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다 철수했다. 낮은 가치로 상장을 하기보다 제대로 된 가치 평가를 받기 위해 다음으로 연기한 것이다. 사실 상장이 최종 목표는 아니다. 최종 목표는 글로벌 스포츠 테크기업으로 골프 시뮬레이터 분야에서 1위가 되는 것이다. 코스닥 상장은 이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석 대표에게 이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며, 잠시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을 뿐 금세 일어나 즐겁고 행복하게 스텝을 밟아 가는 중이다. 능력이 뛰어난 직원들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고, 직원들도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이 자신만큼이나 행복하기를 바란다며 천진하게 웃는 석 대표를 만났다.

2016년 유니코(UNEEKOR)로 미국 법인을 설립했다. 그동안 북미 시장에서 론치 모니터 부문 3대 브랜드로 성장했는데, 현재 시장점유율이 어떻게 되나. 매년 유니코는 가파르게 성장해왔고 아직 골프 시뮬레이터 시장이 니치마켓인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더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2024년 기준 정확한 유니코의 시장점유율을 말하기 어렵지만 유니코는 고가에서 저가까지 라인업을 갖추고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어 시장점유율이 대폭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요한 점은 시장에서 유니코에 대한 하드코어한 로열 고객층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유니코가 더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이 될 거라 생각한다.
유니코는 ‘유니크(Unee)’한 ‘한국(Kor)’이 되자는 의미에서 지은 것으로 안다. 특별히 큐이디(QED)가 아닌 유니코로 진출한 이유가 있나? 한국과 미국이 골프 시뮬레이터에 대한 인식과 시장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정체성의 브랜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의 경우 큐이디가 B2B로 스크린 골프장에서 자리를 잡았다면, 미국은 론치 모니터의 90% 이상을 개인이 집에 설치해 사용한다. 그래서 PGA 프로 및 개인 등 B2C로 집에 설치하는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이에 걸맞은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브랜드명은 원래 크리에이츠만의 차별화된 핵심(Core) 기술력을 전달한다는 의미로 지었는데, 여기에 한국인으로서 자부심과 아이덴티티를 가지자는 의미까지 담아 ‘Kor’를 사용하게 됐다.
2023년 매출 807억 원, 영업이익은 122억 원을 기록했다. 2024년 매출액과 영업이익률과 전년 대비 성장률은? 2024년에는 국내를 포함한 미국 등 해외 시장 수요가 다양한 이유로 둔화되고 있지만, 크리에이츠 전체 그룹사의 매출은 2023년과 비슷할 거라 예상된다. 하지만 AI 등 신규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 제품 경쟁력 강화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은 일시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원가경쟁력 확보를 통해 어려운 시기를 기회로 삼아 더 도약할 계획이다.
전체 매출에서 58% 정도가 미국 시장에서 나오는 걸로 안다. 2024년 미국 시장 매출 비중은 더 늘었나? 미국 사업의 매출 비중은 매년 약 5%씩 증가하고 있다. 엔데믹 이후 국내 시장이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지만 미국 시장 매출은 꾸준히 증가세다. 하지만 국내 사업도 재편성해 점차 성장모멘텀이 나타나고 있다. 2025년에는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국내에서 만들어내기 위해 공격적으로 해나가고 있다.
현재 미국 시장에 포터블 골프 론치 모니터 아이 미니, 발 지면 반력을 측정하는 센서 밸런스 옵틱스 등이 유통되고 있는데, 가장 반응이 좋은 제품은? 핵심 모델인 아이 XO와 아이 미니 계열 모델들이 현재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타사 제품들은 대부분 특정 가격대에 집중돼 있는 반면, 유니코는 그 틈새 가격대 세그먼트를 공략해 신규 수요를 창출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2025년부터 스크린골프 리그인 TGL이 출범하면서 집에서 골프 시뮬레이션 게임이 가능한 개인용 론치 모니터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 우선 TGL은 성공할 것으로 본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하고 운영도 파격적으로 진행된다. 6개 지역을 대표하는 팀으로 지역 간 경쟁은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풋볼 경기와도 유사해 화제가 될 것이다. 이는 국내 실내 골프뿐만 아니라 스크린 골프문화에도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본다. 전통적인 야외 스포츠인 골프가 IT 기술과 융합되고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가미해 스포테인먼트로 진화함에 따라 글로벌 론치 모니터 시장 또한 급성장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 사이에서도 론치 모니터 사용이 일반화됐다고 하면, 국내는 아직 프로골퍼나 티칭 프로가 교육용으로 사용하는 데 머물러 있다. 국내에서 개인용 론치 모니터 시장 전망은 어떤가? 아직 B2B 중심의 아카데미 같은 공간 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기술 발전에 힘입어 제품이 점차 단순화되고 사용 편의성도 개선되고 있다. 가격 또한 평균 소비자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다. 미국만큼은 아니더라도 향후 3~4년 내에 국내에서도 대중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론치 모니터는 데이터의 정확성이 중요하다. 유니코가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도 데이터의 정확성이라고 알고 있다. 론치 모니터 시장에서 인정받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샷 데이터의 정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크리에이츠는 전체 인원의 절반 이상이 엔지니어로 구성된 회사다. 60% 이상의 자원을 R&D 인력에 투자해 제품 기획과 설계, 개발까지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제품에 대한 검증도 매우 엄격하게 진행한다.
유니코는 설치도 편리하다고 하던데. 앞서 말했던 것처럼 미국에서는 B2C로 집에 설치하는 소비자들이 주요 타깃이다. 시장조사 결과, 일반인이 론치 모니터를 집에 설치할 때 어렵다는 것이 큰 걸림돌로 파악됐다. 그래서 유니코는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소비자 경험과 설치의 편리함을 고려해 설계했다. 이렇게 소비자들의 목소리와 니즈에 귀 기울인 결과 짧은 시간 내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외에 미국 골퍼들을 사로잡은 비결이 있다면. 데이터의 정확성과 함께 사용 시 촬영되는 영상을 그대로 다 보여준 것도 골퍼들에게 유니코가 진정성 있게 느껴진 것 같다.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대단한 기술은 아니지만 고객이 영상을 보면 더 많은 정보를 얻어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영상을 공개했고, 그렇게 미국에서 영상을 보여준 것이 유니코가 처음이었다. 우리와 같은 카메라 기반의 포어사이트는 아직도 영상을 안 보여주고 있고, 트랙맨의 경우 최근에 나온 카메라 플러스 레이더 방식은 보여주는 걸로 안다.
2023년 미국의 퍼터 브랜드 이븐롤(Evnroll)을 인수한 이유는. 엔데믹 이후 미국 시장 진출을 다시 모색할 때 용품 브랜드 인수를 생각하게 됐다. 미국 시장에서 유니코가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PGA 선수들에게까지 확장되려면 현지에서 잘 알려진 브랜드와 함께 진입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븐롤은 프리미엄 퍼터 전문 브랜드로 기술력은 있으나 시장성에는 한계가 있었다. 한편 유니코는 국내에 QED 매장들도 있어 유통을 확대할 수 있다. 서로 시너지가 날 거라 생각해 이븐롤의 창업자 게린 라이프(Guerin Rife)와의 담판 끝에 인수했다. 앞으로 이븐롤과 함께 퍼터 전용 시뮬레이터도 개발할 예정이다.
2022년에는 국내 최초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무인 골프 스튜디오 골퍼스(Golfus)를 오픈했다. 최근 무인 골프 스튜디오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골퍼스의 현황과 추이는 어떤지 궁금하다. 무인 골프 스튜디오는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높은 미래 가치를 지닌 모델이다. 시간과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아 특히 바쁜 골퍼들에게 매력적인 옵션이 될 수 있다. 향후 골프시장에서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
2025년 목표와 계획은. 무엇보다 한 단계 높은 성장이 필요한 시기다. 판매 채널 확장과 함께 미국뿐 아니라 다른 해외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 기업 중 자체 기술력으로 골프 전문가와 일반인을 아우르는 골프 론치 모니터 제품을 판매 중인 회사는 크리에이츠가 유일하다. 북미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3년 안에 골프문화의 변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2025 매일경제·KPGA 골프엑스포에 참여한다. 참여하게 된 배경은? 트랙맨이나 포어사이트에 비해 유니코가 회사 규모는 작을지 몰라도 기술력만큼은 넘버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기술 개발에 집중했는데, 글로벌 1위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골퍼들에게 제품을 알리고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론치 모니터라고 하면 아직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골프엑스포에서 유니코의 다양한 최신 기술과 콘텐츠를 좀 더 친절하고 쉽게 소개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아울러 골프엑스포로 인해 침체된 국내 골프시장이 조금이나마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