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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로 잃은 고객신뢰 회복"…KB,리딩뱅크 탈환 속도 낸다

채종원 기자
입력 : 
2025-01-13 16:18:17
수정 : 
2025-01-13 19:3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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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주 신임 KB국민은행장은 리딩뱅크 탈환과 함께 홍콩 H지수 ELS 손실 사건으로 상실된 신뢰 회복을 주요 과제로 설정하고 취임했다.

그는 금융의 기본인 신뢰를 강조하며, 부코핀은행의 성장과 함께 비즈니스의 재정의를 통해 혁신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자율성과 규율의 조화를 통해 임직원 모두가 목소리를 내는 문화를 조성하며,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미래를 위한 기초를 다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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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첫 계열사 CEO 출신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취임
"당장 이익보다 미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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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주 신임 KB국민은행장은 리딩뱅크 탈환은 물론 지난해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과 관련한 대규모 손실 사태와 금융사고 등으로 떨어진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범했다.

또 '아픈 손가락'인 부코핀은행의 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도 부여받았다. KB금융지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은행장이 된 최초 사례에서 드러나듯 이전 은행장과는 다른 행보 및 영업전략을 내부에서 기대하고 있다. KB금융지주에서 예상과 달리 새로운 은행장 체제를 출범시킨 배경이다.

이 후보자는 신뢰를 계속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말 후보자 지명 후 첫 출근길에서 "금융의 기본은 신뢰"라며 "엄격한 윤리의식을 갖고 다시 한 번 신뢰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일 취임사에서도 "'금융상품을 파는 은행'을 넘어 고객과 사회에 '신뢰를 파는 은행'이 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내부통제 강화라는 숙제를 해결해야만 더 도약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을 'KB 팬클럽'과 같은 관계로 재정립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KB금융지주 내부에선 이 행장을 선택한 배경으로 그가 치열한 시중은행 경쟁 구도에서 국민은행을 리딩뱅크로 이끌 수 있는 경력의 소유자라는 점이 작동했다. KB금융지주의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는 이 행장을 선택하면서 "조직의 안정과 내실을 지향하고 동시에 지주, 은행, 비은행 등 KB금융의 전 분야를 두루 거치며 탁월한 성과를 입증한 경영인"이라고 평가했다. 또 "내실 있는 성장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자본·비용 효율성 중심의 체질 개선을 통해 일관적으로 기업과 주주 가치 제고를 견인할 수 있는 후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행장은 KB국민은행 강남교보사거리지점장, 스타타워지점장, 영업기획부장, 외환사업본부장, 개인고객그룹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을 거쳤다.

이런 이력에서 보여준 그의 성과들이 대추위가 왜 그를 새로운 리더로 선택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표적으로 이 행장은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로 재임할 때 명확한 방향성과 비전을 제시하고 신속하게 업무 수행을 이뤄내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 결과 푸르덴셜생명보험과 KB생명보험의 성공적인 통합을 이뤄 냈고, 요양 사업 진출 등 신시장을 개척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이 행장은 은행에서도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우선 비즈니스를 재정의하는 전략을 추구할 뜻을 내비쳤다. 리테일, 기업금융, 자산관리(WM), 기업투자금융(CIB), 자본시장, 디지털 등 각 비즈니스가 지향하는 목적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본질적인 측면에서 통찰하며 재정의(Re-Define)하고 재설계(Re-Design)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 이 행장은 고객의 눈높이에서 페인 포인트(Pain Point, 고객이 경험하는 문제나 불편함)를 끊임없이 찾고 집단지성과 과감한 새로 고침을 통해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Redefine-Do-See'의 혁신 과정을 반복적으로 실행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목적에 따른 수단을 찾아 실행하는 은행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경쟁자들과의 전략방향이 대동소이한 상황에서 목적을 분명히 하고, 목적에 맞는 수단을 찾아 실행하는 능력을 갖춰 국민은행만의 차별된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라고 국민은행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이 행장은 자율과 규율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편향과 쏠림을 지양하고 균형된 사고를 실천하는 은행을 추구한다. 그는 "임직원 모두가 '휘슬 블로어(Whistle Blower)'라는 마음가짐으로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석과불식(碩果不食 : 좋은 열매는 미래를 위해 남긴다)'의 경영철학을 중시하는데, 이는 "당장의 이익보다는 인내심을 가지고 미래를 위한 씨앗을 뿌린다"는 의미다.

국민은행 입장에서 미래를 위해 씨앗을 뿌리고 인내심을 갖고 지속하고 있는 대표적 대상이 인도네시아 KB뱅크(옛 부코핀은행)다. 2018년 부코핀은행을 인수한 이후 2조원 넘는 자금을 투입했지만 작년까지 적자가 이어졌다. 인도네시아 KB뱅크는 단순히 국민은행만이 아닌 KB금융지주의 해외 사업 성과와 관련된 사안이다. 이 점에서 직전 은행장을 역임한 이재금 KB금융지주 글로벌부문장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이 부문장은 해외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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