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능률협회컨설팅 2024년도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 조사
국내 소비자 1만1253명 대상
119개 산업군 심층면접 조사
KCSI 국가지수 18년만에 하락
고물가·고금리에 소비심리 위축
종합병원·OTT·배달앱 고전
14개 산업에서 1위 기업 교체
코로나 이후 경쟁 더 치열해져
침체됐던 가구·인테리어는 회복
인공지능 86점…소비자 긍정적
국내 소비자 1만1253명 대상
119개 산업군 심층면접 조사
KCSI 국가지수 18년만에 하락
고물가·고금리에 소비심리 위축
종합병원·OTT·배달앱 고전
14개 산업에서 1위 기업 교체
코로나 이후 경쟁 더 치열해져
침체됐던 가구·인테리어는 회복
인공지능 86점…소비자 긍정적



둘째로 삼성전자가 11개 산업에서 1위로 선정돼 최다 기록을 세웠다. 2024년 KCSI에서는 총 18개 기업이 2개 이상의 복수 산업에서 1위에 선정됐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총 11개 산업(에어컨, 김치냉장고, 냉장고, 무선청소기, 세탁기, TV, PC, 휴대폰(스마트폰), 전자제품전문점, 의류건조기, 간편결제서비스)에서 정상을 차지하며 고객만족도 강자의 면모를 발휘했다.
현대자동차와 삼성물산이 각각 4개 산업에서 1위를 차지하며 그 뒤를 이었다. 현대자동차는 일반승용차, RV승용차, 경형승용차, 전기자동차 부문에서, 삼성물산은 종합레저시설, 워터파크, 아파트, 패션온라인몰(자사몰)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 GS리테일, SK브로드밴드, SK텔링크, 라이온코리아, 롯데GRS, 삼성화재, 우정사업본부, 캐논코리아, 코웨이, 쿠쿠전자, 하이트진로, 한국필립모리스, 한샘, 현대홈쇼핑 등도 복수 산업에서 1위를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셋째, 14개 산업에서 1위 변동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올해 KCSI에서는 총 14개 산업의 1위 기업이 변동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6개(소비재 5개·내구재 1개), 서비스업 8개로 나타났다. 이는 팬데믹 이후 기업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음을 보여준다.

서비스업에서는 새로운 강자들의 등장이 두드러졌다. 삼성월렛(간편결제서비스)과 제주항공(저비용항공)이 해당 산업 조사에서 첫 1위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또한 OTT서비스(티빙), T커머스(신세계라이브쇼핑), 숙박앱(여기어때), 저비용커피전문점(메가MGC커피), 패션온라인몰(SSF SHOP), 고속버스(중앙고속) 등에서도 1위 기업의 변동이 나타났다.
최근 10년간의 추세를 보면 1위 기업 변동 수가 점차 감소해 2020년에는 10개 이하를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산업 간·기업 간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만족도에도 큰 변동이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엔데믹 시대에도 지속되고 있다.
2024년 KCSI 산업별 주요 결과를 살펴보면 소비재 제조업에서는 홍삼가공식품, 유산균발효유, 음료, 화장지 등 건강 및 위생 관련 산업에서 높은 수준의 만족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삼가공식품이 87.6점으로 소비재 부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기존 중장년층 중심의 소비에서 2030세대로 타깃을 확대하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신제품 출시로 인기를 끈 결과로 분석된다.
유산균발효유와 음료가 각각 86.9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음료 산업에서는 '제로' 트렌드가 지속되며 새로운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 이들 상위권 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높아진 건강에 대한 관심과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주류 산업에서는 만족도 하락이 두드러졌다. 소주와 맥주 모두 전년 대비 하락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소비자들의 기호가 위스키, 수입 주류, 무알코올 음료 등으로 다변화하면서 대중적인 주류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내구재 제조업에서는 자동차 및 생활가전 제품들이 고객만족도 상위를 차지했다. RV승용차가 92.2점으로 가장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는데, 이는 넓은 공간의 장점과 함께 차박, 캠핑 등 야외활동 증가로 인한 인기 상승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처음 발표된 수입자동차도 91.6점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상위권에 진입했다.
생활가전 제품들도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냉장고(90.7점), 의류건조기(90.6점), TV(90.5점), 에어컨(90.3점) 등이 90점 이상의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이는 개인맞춤형 기능 강화와 프리미엄 전략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결과로 분석된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되었던 가구·인테리어 관련 산업에서 회복세가 관찰됐다. 가정용가구, 가정용건축자재, 침대 등의 만족도가 전년 대비 상승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내구재 산업의 61.5%(16개 산업)에서 만족도가 전년 대비 하락했으며, 특히 가격에 대한 만족도 하락이 두드러졌다. 이는 고물가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결과로 해석된다.
서비스업에서는 유통, 금융, 여행·레저 분야의 다양한 산업이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편의점이 88.0점으로 서비스업 전체에서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일상생활의 필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입증했다. 금융 분야에서는 자동차보험(87.9점)이 디지털 기술 혁신을 통한 편의성 향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올해는 여행·레저 산업의 만족도 상승이 두드러졌다. 새롭게 조사된 인공지능(AI)서비스는 86.0점을 기록하며 AI 시대의 높은 기대감을 반영했다. 이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AI 기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인식을 보여준다.
일부 산업에서는 만족도 하락이 관찰됐다. 전공의 이탈 문제로 사회적 이슈가 된 종합병원은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또한 구독료 및 수수료 인상을 추진한 OTT서비스와 배달앱 등 플랫폼 관련 산업도 전년 대비 만족도가 하락했다. 공공서비스 부문에서는 우편 서비스가 84.7점으로 가장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공공서비스업 평가가 시작된 이래 26년 연속으로 최고 만족도를 유지하고 있다.
[조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