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삼성중공업에 각각 연 100억원씩 5년간 요청
두 조선소 “검토 필요”… 내부적으론 ‘곤혹’
‘1인당 20만원’ 민생지원금도 의회서 논란

4.2 재보궐 선거로 3년 만에 거제시정에 복귀한 변광용 시장이 주요공약인 지역상생기금 조성을 위해 양대 조선소에 총 1000억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그러나 양대 조선소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큰 금액에 내부적으론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여서 출연 여부는 미지수다.
23일 거제시에 따르면 최근 변 시장은 최근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경영진과 간담회를 갖고 지역경제 회복과 조선업 상생을 위한 ‘지역상생발전기금’ 조성을 위해 각각 연간 100억 원씩 5년간 총 1000억 원의 출연을 요청했다.
변 시장은 양대 조선사와 거제시가 5년간 각각 500억원씩 총 1500억 원을 공동 출연하고, 이 기금을 배후지역 개발과 근로자 복지,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변 시장은 공약으로 지역상생기금 총 2000억원 조성을 내건 바 있다.
하지만 양대 조선소는 즉각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기업 측은 기금 조성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사전 협의 없이 대규모 자금 출연 요청이 이뤄진 데 대해 곤혹스런 분위기다. 내년에 지방선거를 치러지는 데다 조기대선과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 정치·경제적으로 격변기이기 때문이다.
한 조선소 관계자는 “시장이 직접 요청하는 부분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중이다”며 “향후 출연 여부에 대해선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조심스런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대해 거제시 관계자는 “우선 양 조선사에 간담회를 통해 앞으로 상생발전기금, 내국인 노동자 확대, 외국인 쿼터제 인력 적정 유지를 요청했다”며 “앞으로 협의체 구성을 통해 여러가지 실무 논의를 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변 시장의 또 다른 공약인 ‘민생회복지원금’도 시의회 문턱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전 시민에게 1인당 20만 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게 골자다. 예산이 총 470억 원 규모로 시는 다음 달 임시회를 열어 관련 예산을 처리할 방침이다.
그러나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7석씩을 차지한 거제시의회는 정파 간 견해차로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