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만에 주불 진화
산불약해진 골든타임에 총력전
연무 사라지며 헬기 88대 활약
지리산 지역에 인력·장비 집중
주한미군 헬기까지 지원 나서
경북道, 1인당 30만원 지원금
산불약해진 골든타임에 총력전
연무 사라지며 헬기 88대 활약
지리산 지역에 인력·장비 집중
주한미군 헬기까지 지원 나서
경북道, 1인당 30만원 지원금

28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산불 피해를 본 경북 5개 시군에는 전날 오후부터 시작해 밤사이 1~3㎜ 비가 내렸다. 비록 적은 양이었지만 그야말로 단비였다. 이번 비로 헬기 운용에 장애로 작용하는 연무까지 많이 사라져 조종사들의 시야 확보도 유리해졌다.
이날 찾아온 기회에 산림당국은 일출과 동시에 진화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진화 헬기 88대와 진화 인력 5500여 명, 진화 장비 695대 등을 현장에 투입해 시군마다 동시다발적으로 진화 작업을 벌였다. 결국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영덕을 시작으로 오후 5시께 영양, 의성, 청송, 안동 등 5개 시군 전 지역에서 주불 진화를 완료했다.
경남 산청·하동 산불도 '지리산 주불 잡기'에 막바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정오를 기해 남쪽에 위치한 하동 지역 주불을 완전히 껐다. 이후 하동에 투입된 진화 인력과 장비를 북쪽 지리산 권역에 대거 투입하면서 추가 확산을 막아냈다. 이날 주한미군이 지원한 치누크(CH-47) 등 헬기 43대와 1500여 명의 인력 및 장비가 지리산권 산불에 집중 투입됐다.
이날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산불로 피해를 입은 분들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자체 보유한 조류인플루엔자 등에 사용하는 동물방역 방제기와 민간 임대 살수차까지 총동원했다. 현재 지리산권역 화선도 대폭 줄고 북풍으로 바람 방향이 바뀌면서 지리산 방향으로 뻗치던 불길이 다소 주춤해져 주불 진화를 위한 '호기'가 갖춰진 상태다. 소방당국은 지리산에 구축한 산불 방어선을 기점으로 진화 장비와 인력을 대거 투입해 주불 잡기에 나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산불영향구역 면적이 경북 5개 시군은 총 4만5157㏊, 경남 산청·안동은 1830㏊로 집계됐다. 전날 진화가 완료된 울산 울주 994㏊를 합치면 영남 산불영향구역 전체 면적은 총 4만7981㏊로, 서울시 전체 면적의 80% 규모다.
영남 대부분 지역에서 주불 진화가 완료됐지만 산림당국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당분간 비 소식이 없어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강풍이 불 경우 자칫 불씨가 살아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림당국은 남은 불 진화와 뒷불 감시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번 산불로 경북에서만 이날 오후 6시 기준 주택 2956채가 파손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대피 인원은 3만6674명으로 이 중 6200여 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에 경북은 산불 이재민들을 위해 긴급 임시주거시설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불 피해 5개 시군 27만여 명에게는 1인당 3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경북은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산불피해대책본부'를 구성해 운영에 들어갔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빠른 피해 복구와 일상 회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동 우성덕 기자 / 산청 최승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