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무주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산불은 부남면의 한 주택에서 시작돼 강풍을 타고 야산으로 번졌고, 진화율은 27일 오전 11시 기준 70%를 기록하고 있다. 당국은 밤샘 진화 작업을 이어가며 이날 예보된 비가 적은 양이나마 진화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불은 전날 오후 9시 22분께 전북 무주군 부남면 대소리의 한 주택에서 처음 발생했다. 불은 곧장 강풍을 타고 인접 지역인 적상면 옥녀봉 방향으로 번졌으며, 인근 산림을 태우며 빠르게 확산했다.
화재 발생 40여 분 만인 오후 10시 11분, 소방 당국은 관할 소방서 인력이 총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이후 헬기 8대와 진화 인력 607명이 투입돼 불길을 잡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대응 1단계는 27일 오전 8시 41분을 기해 해제됐지만, 산림청은 오전 10시쯤 대응 조치를 ‘산불 2단계’로 상향했다.
‘산불 2단계’는 주택 등 주요시설 3~20동에 피해 우려가 있거나 피해 면적이 50헥타르(ha) 이상 100ha 미만일 때 발령된다. 이 단계는 산불이 48시간 이내 진화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 취해지는 조치다.
불길은 현재까지 약 30ha 이상의 산림을 태운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과 산림 당국은 산 능선 주변으로 저지선을 구축하고, 헬기와 지상 인력을 동원해 잔불 정리에 집중하고 있다.
주변 주민들의 안전 확보도 병행됐다. 무주군은 대티, 유동, 대소, 율소 등 4개 마을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 문자를 발송했으며, 주민 221명이 마을회관과 다목적 강당 등 안전 시설로 피신한 상태다. 불로 인해 주택 3동이 전소됐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초기 화재는 전소된 주택 마당 내 저온 저장고의 전기 누전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불길이 민가 반대 방향으로 번지면서 현재 일부 주민은 귀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방 당국은 불길이 완전히 잡히는 대로 정확한 발화 원인과 피해 규모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