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이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들이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하는 방안에 사실상 합의했다. 의대 학장들이 제안한 3058명 안을 대학 총장들이 수용하면서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은 3058명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날 전국 의대가 대부분 개강한 가운데 총장들의 결정이 의대생 복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전국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영상회의를 열고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5058명에서 2000명 줄인 3058명으로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상당수 총장은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들의 복귀를 전제로,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을 3058명으로 정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생 즉시 복귀 전제 … 3058명 수용 가닥



앞서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지난달 19일 각 대학 총장에게 공문을 보내 내년도 의대 정원을 증원 이전 수준인 3058명으로 정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의총협 회장을 맡고 있는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의대 정원은 5058명이고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증원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확인했다"면서도 "의대생들이 학업에 즉시 복귀한다는 전제하에 2026학년도에 한해 3058명으로 회귀하는 안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고 어렵다는 의견도 있어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양 총장은 "증원은 국민과 대학이 모두 원하는 일이지만 3개 연도 학생을 도저히 (한꺼번에) 가르칠 수 없어 이번주 중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동안 대학 총장들은 의대 증원에 힘을 실어왔지만 24학번에 이어 25학번 의대생들까지 수업을 거부하는 상황이 이어지며 교육 정상화를 위해 양보한 모양새가 됐다. 다만 이 같은 유화책에도 불구하고 의대생들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기존 증원안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양 총장은 "증원을 위해 이미 투자도 하고 교수들도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3058명으로 갈 수는 없다"며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정원도 다시 5058명으로 돌리고 학칙대로 적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내년도 의대 모집 정원은 실질적으로 대학 총장들의 결정에 달렸기에 이대로라면 내년도 의대 정원은 3058명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용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