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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단독] 끝까지 쫓는다 … 해외 튄 범죄자 691명 검거

박동환 기자
입력 : 
2025-02-21 17:44:25
수정 : 
2025-02-21 20:22:48

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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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부터 대전에서 다가구주택을 사들인 부부가 세입자 90명의 전세보증금을 횡령하고 미국으로 도피했으며, 이로 인해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경찰은 국제 공조를 통해 이들을 검거하고 송환하며, 지난해 691명의 국외 도피사범을 역사상 최대 규모로 송환한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성과는 주변국 경찰과의 협력을 강화한 결과로, 경찰은 올해도 도피범 검거를 위한 해외 네트워크 확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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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국내 강제송환 역대최대
'도피 성지' 中서 수백명 잡아
국제 공조 체계 강화가 주효
동남아에 수사기법 전수하며
현지 경찰과 신뢰 관계 쌓아
사진설명
2019년부터 4년간 대전에서 다가구주택 11채를 사들인 부부가 90명에 달하는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떼먹고 미국으로 도망치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에게 사기당해 8000만원의 전세보증금을 잃은 한 5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부부 사기단은 2년간 도피생활을 지속했지만 경찰의 포위망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캐나다 인터폴, 미국 국토안보수사국 등과 공조수사를 펼친 경찰은 지난해 7월 부부의 거주지 첩보를 입수하고 2개월간 잠복한 끝에 미국 시애틀에서 이들을 검거해 지난해 말 국내로 송환했다.

태국 파타야에서 30대 피해자를 납치·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사건으로 충격을 준 일당의 마지막 피의자도 지난해 범행 4개월 만에 베트남에서 잡혔다. 경찰이 피의자를 핵심 도피사범으로 지정하고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등 인접 국가와 공조해 은신처를 파악해낸 결과다.

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망친 범죄자를 검거해 국내로 송환한 건수가 지난해 역대 가장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이 국제 공조체제를 강화하고 해외 도피범 수사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과거 범죄자들에게 각광받았던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 지역도 더 이상 '발 뻗고 잘 수 있는 안전지대'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총 691명의 국외 도피사범을 검거해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2020년 통계(271명)와 비교하면 155% 증가했다. 도피사범 송환 건수는 매년 꾸준히 늘면서 △2021년 373명 △2022년 403명 △2023년 470명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송환 건수의 전년 대비 증가율도 지난해 47%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가장 많은 범죄자가 송환된 국가는 중국(187명)이었고 필리핀(107명), 베트남(82명), 태국(53명), 캄보디아(48명), 미국(38명) 순이었다. 최근 검거 인원이 크게 늘어난 것은 중국, 베트남, 일본 등 주변국 경찰과 인터폴 공조체제가 활성화됐을 뿐만 아니라 현지 수사기관과 협조체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도피사범 검거와 송환은 (현지 수사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 성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몇 년간 해외 각국 현지 경찰과의 공조체계가 꾸준히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치안역량과 치안기술 인프라스트럭처를 전수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확대한 것이 대표 사례다. ODA를 통해 한국의 수사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 주요 도피국 수사기관들과 신뢰를 구축했다. 지난해 6월에는 한국 경찰이 주도해 인터폴과 '국외 도피사범 검거 작전회의'를 추진했고, 경찰 고위직 간 양자회담이나 초청방문 등 교류활동도 대폭 확대하고 있다.

2023년부터 인터폴과 공동 추진하고 있는 마약범죄 '펀딩 수사'인 '마약(MAYAG) 프로젝트'는 국제공조의 대표 사례 중 하나다. 인터폴 자원을 투입해 합동 단속을 진행하는 기획수사로, 지난해 8월에는 미국, 호주 등과 미얀마,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 전역에서 검거 작전을 펼쳐 마약사범 29명을 붙잡고 1조4000억원 상당의 합성마약을 압수했다.

경찰 내 일각에서는 해외 도피범 검거에 더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해외 경찰주재관으로 선발돼 파견된 경찰관은 59명(32개국)으로, 2022년 66명(35개국) 이후 매년 줄고 있다.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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