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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 野에 수차례 인사청탁"… 尹측, 증언 신뢰성 흔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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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서 국회와 윤 대통령 변호인단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진술 신빙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윤 대통령 측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홍 전 차장의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의구심을 드러내는 한편, 국회 측은 조 원장의 증언의 허점을 지적하며 반박에 나섰다.

이날 변론에서 홍 전 차장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와 함께 여러 증인들의 상반된 진술이 쟁점으로 부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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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탄핵심판 8차 변론 마쳐…헌재, 18일 추가 기일 지정
조태용 "정보위서 듣고 놀라"
洪 정치적 중립성 문제 부각
박지원 "오히려 질책" 반박
趙 "메모 공터서 작성했다더니
CCTV 보니 사무실에 있었다
체포명단 2개 아닌 4개" 증언
尹측 "위법심리 땐 중대결심"
한덕수·조지호 재차 증인신청
8차 변론에 출석한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8차 변론에 출석한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서 국회와 윤 대통령 변호인단 양측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진술의 신빙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1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변론에서 윤 대통령 측은 증인으로 출석한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에게 홍 전 차장의 진술이 여러 부분에서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부각하려 했다. 이날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의 '정치인 등 체포 명단 메모와 증언' 등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앞서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인에 대한 체포 지시를 받았고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체포 명단을 전달받았다고 진술했는데, 사실관계를 따져보면 이를 믿기 힘들다는 취지다.

조 원장은 우선 체포 명단의 근거가 된 메모 부분에 대해 홍 전 차장의 증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12월 3일 오후 11시 6분 국정원장 공관 앞에서 급하게 메모를 썼다고 했는데, CCTV로 확인해 보니 당시 그는 청사에 있는 본인 사무실에 있었다"며 "메모와 증언의 신뢰성에 대해 저는 강한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홍 전 차장은 지난 4일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비상계엄 당일 국정원장 공관 앞 어두운 공터에서 여 전 방첩사령관이 불러주는 명단을 메모지에 급하게 적었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조 원장은 관련 메모는 4가지 종류가 있고, 이번에 문제가 된 메모는 이들 중 하나라고 밝혔다. 홍 전 차장이 자신이 쓴 메모를 보좌관에게 정서시킨 만큼 처음엔 2개가 있었는데, 조 원장의 진술에 따르면 홍 전 차장이 12월 4일 보좌관에게 다시 기억나는 대로 메모를 작성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보좌관은 갖고 있던 메모가 없어서 기억나는 대로 쓴 것이 3번째 메모인데 여기에는 사람 이름만 적혀 있었고, 마지막으로 누가 '방첩사' 등 가필을 한 것이 4번째 메모라는 것이 조 원장의 설명이다. 해당 보좌관은 자신이 그 문구를 가필하지 않았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하단에 관련 내용을 기재해 해당 메모가 체포 및 검거 명단으로 바뀐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아울러 '홍 전 차장의 공작에 의해 나라가 흔들렸다고 생각하느냐'는 윤 대통령 측 질문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맞는다"고 답했다.



생각에 잠긴 尹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8차 변론에 출석해 생각에 잠긴 듯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생각에 잠긴 尹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8차 변론에 출석해 생각에 잠긴 듯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청구인인 국회 측은 곧장 조 원장 증언의 허점 파고들기에 나섰다. 국회 측은 12월 3일 계엄 선포 후 국정원에서 정무직 회의가 열렸고 이후 홍 전 차장이 독대를 통해 "이재명, 한동훈을 잡으러 다녀야 할 것 같다"고 보고를 했다고 지적하자 조 원장은 보고 내용이 뜬구름 잡기 식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홍 전 차장이)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 방첩사를 도와주라고 했다'고 하고 뜸을 들이다 '(조 원장의)안색이 안 좋다. 추가 지침을 주실 게 있느냐'고 해서 없다고 하고 내일 아침 다시 얘기하자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홍 전 차장이) 한참 있다가 '이재명, 한동훈을 잡으러 다닐지 모르겠다 오늘 밤' 이렇게 얘기하니, 전 뜬구름 같은 얘기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애초에 국정원은 수사권이 없어 체포할 권한이 없고, 윤 대통령이 과거 여러 차례 방첩사 지원 필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홍 전 차장의 얘기를 연결시킬 수 없었다는 취지다.

홍 전 차장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홍 전 차장이 신뢰를 주기 어려운 인물이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그에 대한 경질이 정당한 인사 조치였음을 강조한 것이다.

조 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지난 정부 국정원에 계셨던 어느 야당 의원이 홍 전 차장을 지목하며 '내가 국정원에 있을 때 유력한 사람을 통해 7차례 나한테 인사 청탁을 하지 않았느냐'라고 말했다"며 "그 얘기를 들으면서 깜짝 놀랐고 홍 전 차장의 정치적 중립과 관련해 머릿속에서 생각하게 됐다. 속기록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즉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의원이 자신임을 밝히면서도 "홍 전 차장은 정보위 회의에서 이때가 첫 대면이었다. 저는 인사 청탁이나 했다며 홍 전 차장을 질책했고 대북공작금 유용 비리 의혹에 대한 저의 질문에 홍 전 차장이 대면보고를 하겠다고 답변한 이후 의원회관에서 설명을 들은 게 전부"라고 반박했다. 또 "최근 홍 전 차장 회유를 박선원, 박지원 의원이 했다는 배후 운운도 사실이 아니며, 원장 시절 제 특보였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며 "제가 원장 재임 때 이미 홍 전 차장은 국정원을 떠났고, 정보위 첫 대면 전에 만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내란 주장의 핵심인 홍 전 차장과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민주당과 이렇게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어떻게 두 사람의 증언을 객관적 사실로 볼 수 있겠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번째 증인으로 출석한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봉쇄 및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들에 대한 체포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비상계엄일 오후 10시 47분부터 11시 7분 사이 내려진 '1차 통제'는 조지호 경찰청장과 본인이, 오후 11시 37분부터 실시된 '2차 통제'도 조 청장이 내렸다는 것이다. 김 전 청장은 "4일 새벽 윤 대통령이 조 청장에게 전화해 '김 청장이 초동 대처를 잘해 빠른 계엄 해제에 도움이 됐다'는 말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반면 마지막 증인으로 출석한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장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으로부터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헌재가) 위법·불공정한 심리를 계속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심리가 계속된다면 대리인단은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또 한 번 기각당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투병 중인 조 청장 그리고 지난 4일 헌재에 나와 증언했던 홍 전 차장도 다시 증인으로 불러 달라고 신청했다.

[박민기 기자 / 우제윤 기자 /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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