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사회

할머니는 물건팔고 청년은 마케팅…세대 통합 운영카페 ‘할로마켓’ 첫 선

우성덕 기자
입력 : 
2025-02-13 15:18:42
수정 : 
2025-02-13 15:34:43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할로 마켓'이 어르신들과 청년들이 함께 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세대 통합형 카페로 문을 열었다.

카페는 어르신들이 운영과 관리를 맡고 청년들이 홍보 역할을 수행하며, 주민들이 만든 다양한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역 사회의 건강한 소통과 협력을 도모하며, 어르신들에게는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해 마음의 활력을 주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언어변경

글자크기 설정

대구 수성구 ‘할로마켓 1호점’ 개소
60~70세 어르신 30명 일자리 제공
대학생 12명은 SNS 등 홍보 담당
세대 통합형 일자리 프로젝트 눈길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수성구청 합심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할로 마켓 1호점’에서 할머니들과 청년들이 직접 만든 베이커리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제공-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할로 마켓 1호점’에서 할머니들과 청년들이 직접 만든 베이커리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제공-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안녕하세요. ‘할로(Hallo) 마켓’입니다”

13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있는 한 베이커리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자 할머니들의 힘찬 목소리가 들렸다. 흰 셔츠에 앞치마를 단정하게 두른 할머니 3명이 따뜻한 미소로 손님들을 맞았다. 손님들의 주문이 이어지자 이필우(70)씨의 손놀림이 바빠졌다. 커피 기계 앞에서 이 씨는 능숙한 실력으로 커피를 제조한 후 손님들에게 전달했다. 대구에서 공인중개사로 20년 동안 근무하다 퇴직한 이 씨는 “오늘 아침에도 출근할 때 너무 설렜다”며 “늙어서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웃었다.

어르신들과 청년들이 함께 운영하는 ‘할로마켓 1호점’이 이날 전국 최초로 문을 열었다. 할로마켓은 ‘헬로우(hello)’라는 영어 단어에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마켓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할로 마켓은 어르신들과 청년들이 함께 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세대 통합형 카페다. 어르신들은 매장 운영과 관리를 담당하고 청년들은 소셜미디어 등을 활용해 할로 마켓에서 만든 상품의 홍보 역할을 맡고 있다. 청년들은 대구 수성대에서 제과제빵과 웹툰, 간호학 등을 전공하는 대학생 12명으로 구성됐다. 카페에 일하는 어르신들은 모두 30명으로 연령대는 60~70세다. 이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3교대로 하루 4시간씩 근무한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할로 마켓 1호점’ 전경(사진제공-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할로 마켓 1호점’ 전경(사진제공-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카페는 연면적 102㎡의 2층 규모로 옛 범어치안센터를 리모델링해 만들었다. 카페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사업 기획과 예산 지원 등을 지원했고 수성구청은 부지를 제공한 덕분에 조성됐다. 수성구 시니어클럽은 어르신들의 채용을 담당했고, SPC그룹도 참여해 어르신들에게 제빵과 커피 제조 교육, 재료 등을 지원했다.

이 덕분에 어르신들도 웬만한 바리스타 못지않은 실력을 갖췄다. 이곳에는 커피와 각종 베이커리 뿐만 아니라 지역 어르신들이 만든 수성구 캐릭터인 ‘뚜비’의 굿즈와 액세서리, 공예품 등 다양한 소품도 판매 중이다. 어르신들은 지자체의 보조금 20여만원을 포함해 월 40여만원 정도 급여를 받을 예정이지만 수익이 늘어나면 성과금도 받을 수 있다. 카페 홍보를 돕고 있는 정지영(21·수성대 제과제빵학과 2학년)씨는 “카드 뉴스나 인타스그램 등을 활용해서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많이 부각시키고 싶다”며 “학교에서 배운 기술들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잘 전수해 주고 싶다”고 했다.

일자리를 갖게 된 어르신들은 무엇보다 마음 건강 회복이 더욱 감사하다고 입을 모은다. 바리스타로 일하게 된 박현옥(66)씨는 “결혼 전 은행을 다니다가 결혼 후 주부로 한 평생을 살아왔다”며 “아이들도 다 결혼시키고 노후에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는데 지금은 생활에 활력이 생겼다”고 기뻐했다. 제빵사로 근무하게 된 이송희 (62)씨도 “직접 빵을 굽고 키오스크 조작법도 배워보니 신입사원으로 돌아간 것 같아 아주 설렌다“며 ”젊은 친구들과도 소통하니 마음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라고 했다.

할로 마켓은 단순히 식음료와 물건을 판매하는 상점 개념을 넘어 세대 간 협력과 따뜻한 소통을 위한 마음 힐링의 공간 역할을 지향한다.

이장우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이사장은 “올해부터 지자체 공모를 통해 할로마켓 2호점, 3호점 등 지속 가능한 세대간 협업 모델을 개발해 어르신들의 건강한 마음 건강 지원에 앞장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대권 수성구청장도 “할로마켓은 살아있는 복지를 실현하는 공간”이며 “이곳이 지역경제 선순환구조 마련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