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사회

가양대교서 구조됐던 故오요안나…“창자 끊어질 듯 괴롭다” 호소

진향희 기자
입력 : 
2025-02-01 09:44:08
수정 : 
2025-02-01 09:47:58

언어변경

글자크기 설정

故오요안나. 사진 ㅣMBC
故오요안나. 사진 ㅣMBC

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가 사망 전에도 두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유족 측이 전했다.

유족은 31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지난해 9월 6일 첫 시도를 했고, 이후 한 번 더 시도했다. 결국 9월 15일 사망했다”며 “생전 가족에게 회사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으며, 10여 곳의 정신과에서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 받았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9월 가양대교에서 구조된 고인. 사진 ㅣJTBC ‘사건반장’
지난해 9월 가양대교에서 구조된 고인. 사진 ㅣJTBC ‘사건반장’

특히 지난해 9월 가양대교 사례를 언급하며 “뛰어내리려 하던 걸 지나가는 할머니가 붙잡고 끌어내려 신고하고 경찰이 출동해 보호하고 있다는 전화가 왔다”며 “‘왜 죽으려고 그랬냐’고 했더니 ‘직장이 힘들다. 등뼈가 부러질 것 같이 아프고, 창자가 다 끊어질 것처럼 힘들어 사는 게 너무 고통스럽다. 차라리 편안해지고 싶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유족은 당시 “‘안 되겠다. 가족 동의로 6개월 입원 시켜야 되겠다’고 하니 (고인이) ‘방송해야 한다. 광고도 계약해 놔서 찍어야 한다. 안 죽는다. 그냥 홧김에 해본 거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한 기상캐스터 동료들이 만든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고인을 괴롭힌 내용도 공개됐다. 한 기상캐스터는 “(오요안나) 완전 미친X이다. 단톡방 나가자. 몸에서 냄새 난다. XX도 마찬가지”라며 “또 X가 상대해줬더니 대들어. (‘더글로리’) 연진이는 방송이라도 잘했지. 피해자 코스프레 겁나 해. 우리가 피해자”라고 모욕했다.

유족은 “마치 ‘개그콘서트’의 ‘분장실의 왕언니’ 같은 그런 분위기더라. (오요안나가) ‘유퀴즈’를 나간 뒤에 이게 도화선이 돼서 모두의 질시를 받게 되는 대상으로 바뀐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족은 “‘유퀴즈’를 나간 뒤 이게 도화선이 돼서 모두의 질시를 받는 대상으로 바뀐 것”이라고 했다. 사진 ㅣtvN
유족은 “‘유퀴즈’를 나간 뒤 이게 도화선이 돼서 모두의 질시를 받는 대상으로 바뀐 것”이라고 했다. 사진 ㅣtvN

아이돌 연습생 출신이던 고인은 2017년 JYP 13기 공채 오디션에 합격했으며, 2019년 춘향선발대회에서 숙으로 당선됐다.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평일·주말 뉴스 날씨를 맡았다. 2022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으나 지난해 9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이 사실은 지난해 12월에서야 뒤늦게 알려졌다.

이후 지난 달 27일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약 2750자)의 분량의 유서가 발견돼 고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유족은 지난 달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고인의 동료 직원을 상대로 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유족은 “다시 그 시점으로 가서 그 고통을 멈추게 막아주고 싶었고 직장 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폭력이나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MBC는 “오요안나 씨 사망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