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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란색 스쿨버스 타는 과정도 쉽지않네”…미국서 아이들 학교 보내려면 [워킹맘의 생존육아]

이새봄 기자
입력 : 
2025-02-05 18:00:00
수정 : 
2025-02-08 20:14:39

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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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장기 체류를 계획할 때, 아이들의 학교 선택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

특히, 공립학교는 비자를 소지한 외국인 자녀도 입학할 수 있으며, 지역 교육청 사이트를 통해 배정받을 학교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학교 선택 과정에서 부모는 여러 고려사항을 검토하며 지역과 학교를 결정하고, 이는 아이들의 학교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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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미국에서 1년 이상 머물기로 결정이 되면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아이들의 학교다. 미국에 도착했을 당시 우리 아이들의 나이는 만 5세와 7세였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은 만 5세 부터 공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두 아이 모두 학교를 배정받을 수 있었다. 공립 학교는 미국에 장기 체류를 할 수 있는 비자를 소지한 외국인들의 자녀도 들어갈 수 있어서 입학을 위한 별도의 교육비가 들지 않는다. 유치원(Kinder, 보통 K라고 부른다)이 학교에 있어, 만 5세가 되면 미국 부모들은 한국에서 초등학교 입학을 시키듯이 만반의 준비를 한다.

미국 학교 배정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행정구역에 따라 이뤄진다. 때문에 대략적으로 거주해야할 주와 도시가 정해지고 나서는 아이들이 배정받을 학교가 어딘지를 함께 살피면서 거주할 동네를 결정한다. 아이가 갈 수 있는 학교는 각 지역 교육청 사이트에서 거주하고자 하는 곳의 주소를 넣어 검색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학교 평점과 학생 인종 비율이 공개되어있기 때문에 이를 참고해 학교를 고르는 가족들이 많다. 특히 자녀가 고학년이거나 학습에 관심이 많은 부모님들은 반드시 챙겨보는 부분이다. 다만 내 경우는 ‘이어라운드’ 학사 일정을 따르는 학교를 가보고 싶었기 때문에 평점과 인종구성보다는 이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 이어라운드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9개월의 학사일정과 3개월의 긴 여름방학이 있는 전통학사일정과 달리 9주 수업, 3주 방학이라는 사이클을 반복하며 한 학년을 보내는 학사일정이다. 독특한 학사일정인 만큼 다음 화에서 이 이야기는 조금 더 자세히 해 보려 한다.

우리가 거주하고 있는 카운티는 미국 내에서 가장 이어라운드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곳 중 하나이다. 하지만 전통일정(트래디셔널)을 선호하는 가정도 상당한 만큼 이어라운드 학교와 트래디셔널 학교가 지역 곳곳에 적절히 분배되어 있다. 다만 학교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행정구역에 따라 배정받는 학교가 다르기 때문에 이어라운드 학교를 가고 싶다면 그 학교를 배정받는 집을 구해야한다.

평점을 크게 신경 쓰지 않은 이유는 지역적인 특성도 있다. 내가 현재 거주하고있는 곳은 노스캐롤라이나의 캐리라는 도시로 ‘리서치 트라이앵글(RTP)’내에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도인 랄리(Raleigh), 노스캐롤라이나대(UNC)가 있는 채플힐(Chapel Hill), 듀크(Duke)대가 위치한 더럼(Durham)을 각각 꼭지점으로 하는 삼각형 지역이다. 기업 연구소들과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어 연구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이 거주한다. 한국 기업들은 거의 없지만 일본 등 외국 기업 연구소가 상당하고, 연구직에 취업하기 위해 타 주에서 온 미국인들이나 외국인들이 많은 편이다. 인구가 급속히 늘고 있는 신도시 지역이라 속칭 ‘텃세’라는 것도 없다. 생활비가 비교적 저렴한 지역이면서도 빈부격차가 적고 치안이 좋은 편이다. 거주자들의 생활 수준이 평준화 되어 있는 점이 아이들의 학교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다시 학교 등록 과정을 살펴보자. 성향에 맞게 여러 고려사항을 감안해 거주지역과 학교를 정하고 집 계약을 마무리 한 후에는 교육청에 전입 신청을 해야한다. 학교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하고 집 계약서와 부모, 아이들의 개인 정보를 입력하는 게 첫 번째 단추다. 다만 실제 전입 신청 절차는 미국에 도착한 이후에 이뤄진다. 내 경우는 ‘이 지역에 먼저 이사를 오는 아이들부터 순차적으로 학교 등록이 가능하니, 집 계약서에 명기된 계약 날짜 이후에 추가적인 서류를 다시 제출해 달라’는 메일을 받았다. 이후 미국에 도착해 수도세, 가스비 영수증 등 실제 부모가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지 증빙할 수 있는 서류가 모두 준비가 되고 난 후에 학교에 다시 메일을 보내 학교 방문 날짜와 시간을 예약했다. 부모가 외국인이고 미국 거주가 처음인 아이들은 이때 영어 테스트를 받기도 한다. 그런데 이 조차도 같은 교육청 소속 학교마다 모두 절차가 달라서, 우리 아이들은 영어테스트를 받지 않고 바로 반 배정을 받았다. 나중에 한번 더 이야기를 해보겠지만 ‘그때 그때 달라요’,‘사람마다 달라요’ 가 미국 문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종종 스친다. 하하

사실 한국의 입학 과정과 크게 다를 것도 없는데도 모든 것이 처음이고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모든 절차가 이뤄진다는 것 때문에 큰 부담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집과 학교는 미국 정착의 가장 큰 관문인 만큼 정리가 되고 나면 높은 산을 하나 넘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나 역시 준비 과정에서는 사실 밤잠도 못이룬채 온갖 후기를 찾아보며 여러차례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다는 점을 고백해야할 것 같다. 하지만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과거의 고생은 금세 희미해진다. 혹시 한국에서 미국생활을 준비하며 고군분투하는 부모들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결국에는 다 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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