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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표 없는 경찰은 중국간첩?…커뮤니티發 가짜 증오글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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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에 대한 강성 지지자들의 반발이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 근처에서 발생했으며,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음모론에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주장들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경찰의 적법한 직무 수행에 대한 왜곡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일부 보수 유튜버들은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가운데, 지지자들과 비판 세력 간의 분열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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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커뮤니티, 증오글·음모론 시발점 지적
검증없이 유튜브로 확산하며 기정 사실화
신빙성 높이려 ‘가짜 법조문’ 붙이기도
일부 보수 커뮤니티선 사상 검증 시도
극우 유튜버 ‘돈벌이 논란’에 분열 일기도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 구속에 분노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난동을 일으킨 윤 대통령 강성 지지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오 유발을 목적으로 한 게시글은 사진이나 영상에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정보가 더해져 보는 이들의 분노를 자극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면서 음모론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지난 17일,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가 법원 청사로부터 100m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 달라는 경찰 요구에 불응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지혜진 기자]
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지난 17일,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가 법원 청사로부터 100m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 달라는 경찰 요구에 불응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지혜진 기자]

21일 한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다양한 음모론 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최근엔 윤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된 집회, 시위 등이 많아지면서 가짜뉴스는 더 기승을 부리는 추세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작성자들은 사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에 맞게 사진과 영상을 골라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새벽 한 인터넷 커뮤니티엔 ‘경찰 이름표가 왜 없냐고 묻자 급히 해산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영상과 함께 “경찰에게 왜 이름표가 없냐고 묻자 억양이 이상했다”며 “경찰복 입고 있는 중국 공안?”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중국인 아니냐’ ‘경찰이 용역을 쓴 게 아니냐’며 음모론에 동조하는 댓글이 여럿 달렸고, 해당 게시판에도 같은 내용의 글이 수십 개 올라왔다.

앞서 윤 대통령이 체포된 다음 날인 16일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시위가 시작되고 나서도 커뮤니티에는 동일한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의 댓글에도 ‘채증하자’ ‘영상찍자’는 식의 댓글이 달렸다. 유튜버들도 ‘경찰이 현장에서 명찰을 패용하지 않고 있다’며 커뮤니티에 올라온 내용을 영상화해 퍼뜨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지라시성 글을 돌리며 해당 글들이 근거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경찰관 직무집행법 10조를 들며 ‘경찰관은 직무 수행 시 상대방의 요구가 있으면 본인의 신분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직무집행법 10조에는 해당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다.

경찰관 직무집행법 3조에는 경찰이 불심검문을 할 경우 질문을 하거나 동행을 요구하면서 신분을 표시하는 증표를 제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지만, 집회 참여자와 대치 중인 상황은 불심검문에 해당하지 않는다.

지난 17일 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직후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사전 신고되지 않은 불법 집회를 이어가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지혜진 기자]
지난 17일 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직후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사전 신고되지 않은 불법 집회를 이어가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지혜진 기자]

SNS 상에서도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주장들이 확산하고 있다. 추정을 사실화하는 경향이 강해지며 집회·시위 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한편 유튜브뿐 아니라 온라인 정치 커뮤니티도 보수 집단의 시위 참여를 부추기고 있다.

21일 회원 수 6921명(오후 1시 기준)에 달하는 한 네이버 맘카페에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대통령님이 출석하니 오늘은 헌재로 모여달라’며 ‘2시 재판이기 때문에 다들 미리 (오후) 12시~1시부터 자발적으로 원하시는 곳으로 가면 될 것 같다’는 공지글이 올라왔다.

해당 맘카페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시진핑 XXX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따라 써서 정치색 검증에 통과해야 한다. 지난 20일부터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석열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는 운동도 시작됐다. 서울구치소로 향하는 우편물이 모이는 ‘경기도 군포시 군포우체국 사서함 20호’로 ‘0010번 윤석열 대통령’이 받는 편지를 보내자는 것이다.

지난 20일 한 보수 맘카페에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석열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는 운동이 시작됐다. [네이버 카페 캡처]
지난 20일 한 보수 맘카페에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석열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는 운동이 시작됐다. [네이버 카페 캡처]

국가인권위원회의 제2차 임시전원위원회가 예정돼 있던 지난 20일 디시인사이드에는 ‘인권위 오는 사람 필독’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아침부터 온다는 얘기가 있다’며 ‘미리 가서 자리를 먹어둬야 할 것 같으니 인권위로 모여달라’고 공지했다. 같은 날 라이트테라스에는 ‘9시에 민주노총이 총집합해서 위원회를 못 열게 방해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인권위 집회에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게 소식을 퍼 날라 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인권위는 지난 20일 오후 3시로 예정된 ‘제2차 임시 전원위원회’를 4시간 전 돌연 순연하겠다고 공지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최근 서울서부지법 인근 난입 사태가 있었고, (전원위원회에서) 소요가 예상돼 오늘 회의는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온라인 정치 커뮤니티를 통해 보수 유튜버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보수 집회 세력 간 분열이 일어나기도 한다.

서부지법 앞에서 만난 조 모씨(27)는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는 보수 대형 유튜버들을 지지하고, 국민의힘 비대위 갤러리는 윤석열 체포를 막지 못한 유튜버들을 비판하는 입장”이라며 “커뮤니티에는 시위에 참여해야 한다고 독려하는 글과 집회 집합 장소를 공유하는 얘기가 많이 올라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부지법 집회 참여자 이 모씨(35)는 “유명 보수 유튜버들이 사람들을 모아서 집회를 하긴 하지만 대통령 체포도 막지 못했고 보여주기식 활동만 하고 있다는 의견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파다하다”며 “돈을 좀 그만 밝히고 본래 애국하려던 목적을 상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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