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4일 만에 현직 대통령 첫 구속
서부지법 "증거인멸 염려" 어제 새벽 영장 발부
尹지지자들 유리창 깨고 난입…경찰, 86명 연행
尹 옥중 메시지 "평화적인 방법으로 의사표현을"
서부지법 "증거인멸 염려" 어제 새벽 영장 발부
尹지지자들 유리창 깨고 난입…경찰, 86명 연행
尹 옥중 메시지 "평화적인 방법으로 의사표현을"

19일 새벽 3시쯤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극도로 흥분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 경내에 난입했다. 이들은 경찰 방패를 빼앗아 법원 기물을 부수고, 경찰관을 폭행했다. 이어 3시 21분 법원 건물 셔터 문을 강제로 올리고 내부에 진입한 시위대는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의 이름을 외치며 경내를 마구잡이로 돌아다녔다. 3시 32분 대규모 경찰 기동대가 법원 내부에 투입되기 전까지 10분여 동안 시위대는 유리문, 집기 등을 닥치는 대로 파손했다. 앞서 차은경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3시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지 나흘 만이다. 비상계엄이 정당한 대통령의 통치행위이고 국회 등 헌법기관을 장악할 의도가 없었다는 윤 대통령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출국 금지와 체포영장 발부 및 집행, 구치소 수감 등에 이어 현직 대통령이 구속된 것 역시 헌정사상 처음이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통해 "더 이상 나올 증거도 인멸할 증거도 없는 상황"이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사법부에 최후의 양심이 있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윤 대통령 역시 변호인단을 통해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재차 주장하며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서울서부지법에 침입한 46명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86명을 연행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끝까지 추적해 구속하는 등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경찰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훼손한 이번 사태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고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폭력 시위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자 윤 대통령은 옥중 메시지를 통해 유감을 표명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대통령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해줄 것을 당부하셨고, 경찰도 관용적 자세로 원만하게 사태를 풀어나가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히셨다"고 전했다.
[권선우 기자 / 우제윤 기자 / 양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