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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배우는 데 나이가 먼디요!”…막내가 75세, 영광 할매들의 초등학교 졸업식

송민섭 기자
입력 : 
2025-01-10 08: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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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영광군 군서초등학교에서 81세 김순덕 할머니를 비롯한 어르신들이 6년간의 초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졸업식에서 졸업장을 받았다.

졸업식은 감동적인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고, 이들은 손자뻘 학생들과 교사들의 축하 속에서 꿈꾸던 학업을 성취하였다.

김 할머니는 계속되는 배움에 대한 열망을 품고 중학교에 진학할 예정이며, 이는 농촌 학교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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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군 70~80대 할머니 4명
군서초교서 6년 과정 마쳐
81세 할머니 중학교도 진학
전라남도 영광군 군서초등학교에서 김순덕, 이선숙, 장화녀, 박향임(왼쪽부터) 4명의 할머니와 김민건 학생(가운데)의 졸업식이 9일 열렸다. 사진은 지난 여름 6학년 시절에 함께 찍은 모습. 연합뉴스
전라남도 영광군 군서초등학교에서 김순덕, 이선숙, 장화녀, 박향임(왼쪽부터) 4명의 할머니와 김민건 학생(가운데)의 졸업식이 9일 열렸다. 사진은 지난 여름 6학년 시절에 함께 찍은 모습. 연합뉴스

전라남도 영광군 군서초등학교에서 평생 학업을 꿈꿔온 어르신들의 특별한 졸업식이 9일 열렸다. 이날 김순덕(81), 장화녀(77), 박향임(76), 이선숙(75) 할머니가 6년간의 초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졸업장을 받았다.

졸업식장은 감동과 축하의 분위기로 가득 찼다. 이들은 나이와 세월의 무게를 딛고 ‘학생’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당당히 졸업식의 주인공이 됐다. 할머니들은 “손자뻘 학생들과 아들뻘 교사, 가족들의 축하를 받으며 꿈에 그리던 학교생활을 무사히 마쳤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최고령인 김순덕 할머니는 “한국전쟁과 보릿고개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것이 평생 불편함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자녀들을 대학에 보내고 결혼까지 시킨 후 배움에 대한 갈망을 다시 품게 됐고, 자녀들의 권유로 늦깎이 학생의 길에 들어섰다.

학교생활은 쉽지 않았다. 농사일로 지친 몸을 이끌고 학교에 다니며 고비를 넘겨야 했다. 학업에 대한 걱정과 손자뻘 학생들과의 관계도 불안했지만, 교사와 학생들의 배려로 할머니들은 친가족 같은 따뜻함 속에서 학교생활을 즐겼다.

김 할머니는 “손자 같은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잘 가르쳐줘 큰 어려움 없이 학교를 마칠 수 있었다”며 “나이가 들어 자꾸 잊어버려 학원까지 다니며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올해 군남중학교에 진학해 배움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할머니들의 입학은 농촌 학교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 소식에 동네 어르신들도 함께 학교 문턱을 넘으며 새로운 변화가 시작됐다. 비록 두 명은 건강 문제로 학업을 중단했지만, 나머지 네 명의 ‘할매 학생들’은 모두 졸업의 영광을 안았다.

김순덕 할머니의 아들 정원식 씨는 “어머니가 배움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보여준 열정과 끈기가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어머니의 새로운 도전이 우리 모두에게 큰 감동과 영감을 주었다”며 깊은 존경심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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