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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폭력·점거·음모론…불법 짙어진 탄핵집회

지혜진 기자
입력 : 
2025-01-05 17:16:15
수정 : 
2025-01-06 18:10:12

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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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찬성 세력과 반대 세력 간의 맞불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계속되고 있으며, 시위가 격화되면서 경찰과의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이 투석한 물체로 경찰관이 부상당하고, 집회 중 차로를 불법 점거하는 등의 폭력 행위가 늘어남에 따라 경찰은 해산 경고를 했지만 참여자들은 응하지 않았다.

또한, 탄핵 찬반 집회 사이에 갈등이 깊어지고, 가짜뉴스가 확산되는 가운데 주한중국대사관이 집회 장소에서 거리 두기를 권고하는 공지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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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관저 앞 탄핵찬반 집회
양측간 크고작은 충돌 계속
민주노총 조합원 2명 체포
한남대로 차로 전체 점거도
'中 개입설' 온라인서 퍼지자
중대사관 자국민에 주의보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민주노총 조합원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인 후 연행되고 있다.  이충우 기자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민주노총 조합원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인 후 연행되고 있다. 이충우 기자
2025년 새해 첫 주말에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등을 둘러싸고 찬성 세력과 반대 세력이 맞불집회를 열었다. 특히 윤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 시도가 이뤄진 이후 시위 분위기가 격해지면서 경찰과 충돌하는 등 불법·폭력 시위가 잦아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4일 정오께 관저 앞으로 행진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민주노총 조합원이 던진 무전기에 맞아 경찰관 이마가 3㎝가량 찢기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민주노총 조합원 2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행진이 불발되자 민주노총은 관저 앞 한남대로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오후 4시께가 되자 참가자들이 몰려들면서 경찰 바리케이드가 무너지고 한남대로 전 차로가 점거되며 양방향 전체 차로의 교통이 통제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민주노총에 도로 점거를 멈추라며 해산 경고 방송을 내보냈지만 민주노총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날 민주노총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2만7000여 명이 모였다.

민주노총은 공수처의 체포영장이 집행된 지난 3일에는 한강진역에서 이태원역, 한남동도서관, 순천향대병원까지 행진한 뒤 다시 관저 앞으로 모이는 과정에서 한남대로에 설치된 폴리스라인을 힘으로 밀어붙여 도로 전 차로를 불법 점거하기도 했다.

탄핵 찬성 세력과 반대 세력 간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탄핵에 반대하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는 지난 4일 오후 1시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 모였다. 대국본 집회 주최 측은 오후 4시 30분께 '민주노총이 관저로 진입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집회 장소를 관저 앞으로 돌연 바꾸고 참가자들의 이동을 촉구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 참가자 3만5000명이 관저 쪽으로 이동하면서 한때 서울 지하철 6호선은 한강진역을 무정차 통과하기도 했다.

일요일인 5일에는 새벽부터 눈이 내리며 오전 8시 30분께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됐지만 탄핵 찬반 집회 참가자들은 눈발 속에서 밤을 지새우며 한남동 관저 앞을 지켰다.

이날 한남동 국제루터교회 앞에는 오전 10시 30분께부터 자유통일당의 '주일 예배'가 열렸다. 정오부터는 신자유연대 등 대통령 지지자들이 2개 차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열었다. 오전 9시께 주일 예배 현장에서 만난 이시우 씨(62)는 지난 4일 오후 6시부터 쭉 한남동에 있었다. 이씨는 "집에만 있으면 화병이 나 잠이 안 올 테니까 보수 유튜브를 보다가 집회라도 나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탄핵 반대 세력이 집회를 여는 국제루터교회 앞에는 대통령과 경호처를 응원하는 화환이 계속 밀려들었다. 이날 오전 9시께 응원 화환은 70여 개를 넘어섰다. 탄핵 반대 세력 집회 장소에서 약 500m 떨어진 일신빌딩 앞에서는 오후 2시부터 민주노총 등이 참여한 비상행동이 대통령 체포 촉구 집회를 열었다. 그러나 비상행동은 오후 4시 30분께 "남태령 대첩에 이은 한남 대첩"이라며 또다시 한남대로 전 차로를 불법 점거했다. 용산서는 세 차례에 걸쳐 해산 명령을 내렸지만 집회 참여자들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세력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가짜뉴스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온라인에선 중국 세력이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음모론도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게시물들이 시위대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주한중국대사관은 지난 4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에 올린 공지를 통해 한국에 체류 중인 자국민과 방한 관광객은 집회 인원이 밀집된 장소와 거리를 유지해달라고 공지했다.

[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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