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희 한국미래변호사회 회장
매경 인터뷰 통해 입후보 공식화
“지금 남은 건 반목과 질시뿐”
리걸테크 갈등 해소 위해 노력
“다양한 AI교육 기회·예산 지원”
“단일화 문은 열려…판단은 회원몫”
![19일 매일경제와 대한변호사협회 차기 회장 선거 출마 인터뷰 중인 안병희 한국미래변호사회 회장 [사진 = 김호영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411/20/news-p.v1.20241120.9f0d855c50d44edda8d5bcffbfdc93be_P1.jpg)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변호사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맡아야 합니다. 김정욱 후보는 변호사 생활 대부분 회무만을 맡아왔고, 금태섭 후보는 변호사가 아닌 정치인으로 10여년을 살아왔습니다. 특수 변호사인 두 분은 일반 변호사들의 애환을 잘 아는 ‘보통 변호사’가 아닙니다.”
내년 1월20일 53대 변협 회장 선거 출마를 앞두고 있는 안병희 한국미래변호사회 회장(군법무관 7회)은 지난 19일 매일경제와 만나 다른 후보들에 대해 이같이 밝히며 스스로를 ‘보통 변호사’로 소개했다. 안 회장이 변협 차기 회장 선거 출마 관련 언론 인터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86년 7회 군법무관 시험에 합격해 1997년 변호사 개업 후 서울지방변호사회 감사·변협 감사·변협 총회부의장 등을 거친 안 회장은 내년이면 서초동 생활 29년차, 법조 경력 39년차 변호사가 된다.
안 회장이 말한 보통 변호사는 ‘직원 급여 납부일은 다가오는데 빈 통장을 보고 잠 못 이루는 변호사’, ‘사양 산업이 돼버린 법률시장에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걱정하는 변호사’ 등이다. 서울변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소속 변호사들의 1인당 월 평균 사건 수임 건수는 1.1건이다. 로스쿨 도입 이후 매년 등록하는 신입 변호사 수가 1700여명에 달하면서 법률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는 지적을 받는다.
안 회장은 “저는 비 서울대, 비 사법고시 출신으로 법조계에서 마이너로 시작해 애환과 아픔을 간직하면서 열심히 살아온 보통 변호사”라며 “지금처럼 출신성분에 따라 갈라지고 대립하는 변협으로는 이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 수 없다고 보고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변협 대의원으로도 활동 중인 안 회장은 현 변협 집행부의 가장 큰 문제로 회원 전체가 아닌 ‘특정 단체’ 위주로 이뤄지는 운영 방식을 꼽았다.
안 회장은 “변협은 회원이 주인이 돼야 하는데 지금은 특정 단체가 장악한 ‘그들만의 리그’로 회무가 운영되고 있다”며 “현 변협은 직역수호라는 미명 아래 대규모 회원 징계와 관련 소송으로 날을 지새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써 결국 남은 것은 회원들 간의 반목과 질시뿐”이라며 “변호사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여러 이익 단체 중의 하나로 전락한 변협의 위상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최근 변협을 둘러싼 리걸테크 갈등을 최대한 빨리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최근 변협은 ‘변호사 광고 규정 위반’ 등을 문제 삼고 24시간 무료 인공지능(AI) 법률상담 서비스 ‘AI대륙아주’를 출시한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 등을 징계 조치했다.
안 회장은 “과거 개인용 컴퓨터가 처음 보급됐을 때처럼 이제는 AI를 알아야 하는 시대가 됐고, 이는 거부한다고 해서 거부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변협은 새로운 법률서비스에 대해 징계의 칼을 빼들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법률서비스를 변협이 앞장서서 받아들여 회원들이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기회와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며 “모든 회원 변호사들이 AI 법률서비스를 이용할 줄 아는 변호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또 이 과정에서 특히 개인변호사들이 소외되지 않고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안 회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든 법률시장 확대를 위한 ‘법률 보험 제도’ 도입, 변호인과 의뢰인 간 비밀보장권(ACP) 제정, 변협 중심 법률 제도 및 국선 변호 제도 개편 추진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한 해 1700여명에 달하는 신입 변호사 수가 약 1200명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매년 50~100명씩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방안과, 네이버 광고에 수백억을 쏟아부으며 지방 중소 변호사 사무실의 괴멸을 초래하는 네트워크 로펌 문제 해결을 위한 ‘매출액 대비 광고비 상한제’ 도입 등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안 회장은 최근 법조계에서 나오는 금태섭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저는 짧게는 2년, 길게는 약 4년 동안 차근차근 변협 회장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해왔지만 금 후보는 올해 4월까지 총선에 출마하고 지난 10년 동안 스스로 법조인보다는 정치인이라고 공언하면서 살아왔다”며 “단일화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지만 누가 회장 후보로서 정치적 욕심 없이 진정 회원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인지는 변협 회원들이 더 잘 판단해주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