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물풍선 수거현장 가보니
"지금은 종이더미라지만
다음에 뭘 넣을지 몰라"
"지금은 종이더미라지만
다음에 뭘 넣을지 몰라"

"오물 풍선은 계속 내려오는데 안에 뭐가 들어 있을지 모르잖아요. 지금은 쓰레기라지만 다음엔 어떤 이상한 걸 넣어서 보낼지 어떻게 알아요. 불안합니다."
북한이 올해 들어 26번째 오물 풍선을 살포한 8일 서울 중구에서 만난 시민들은 이어지는 북한의 풍선 도발에 걱정을 토로했다. 회사가 밀집한 지역에서 종이가 가득 든 풍선이 터지자 시민들은 출퇴근길에 도심 한복판에서 테러를 당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었다. 회사원 박 모씨(36)는 "실제로 풍선 안에 든 것들이 도로에 흩어져 있는 것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처음에는 웃어넘겼는데 실제로 눈앞에서 오물 풍선이 터지는 모습을 보니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5월부터 집중 살포하고 있는 오물 풍선이 서울·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전국 곳곳에 추락하며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다. 아직까지 대규모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오물 풍선이 추락하며 건물 화재나 차량 파손 등 재산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풍선이 추락하면서 기폭 장치가 폭발해 외부에 주차된 차량이 손상되거나, 폭발로 인해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오물 풍선이 공항 상공을 지나가면서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생겨 경제적 손실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말부터 인천·김포공항 등에서 오물 풍선으로 인해 항공기 이착륙이 20여 차례 중단됐다.
북한이 오물 풍선 살포로 시민들의 심리적 불안감과 공포감을 조성하려는 의도도 적중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북한이 살포한 오물 풍선을 하늘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는 목격담과 함께 사진들이 공유되고 있다.
이날 오물 풍선 수거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얼마 전 오물 풍선이 일하는 곳 바로 앞에 떨어져 놀랐다"며 "남의 일인 줄만 알았는데 실제로 현장을 보게 되니 대체 뭐가 들어 있을지 몰라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양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