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유튜버에 막말한 유튜버
대법 "무례한 발언은 맞지만
사회적 명예 침해하진 않아"
배우 한예슬에 "양아치" 악플
1심서 유죄 … 평판 깎는 모욕
대법 "무례한 발언은 맞지만
사회적 명예 침해하진 않아"
배우 한예슬에 "양아치" 악플
1심서 유죄 … 평판 깎는 모욕
이 사건 피고인인 유튜버 A씨는 2022년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다가 근처에 있던 다른 유튜버 B씨와 언쟁이 붙었다. 당시 B씨가 자신을 훼방하는 발언을 하자 A씨는 "저게 정상이가(정상이냐), 병원 좀 가봐라" "상담 좀 받아봐야겠다. 상당히 심각하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심과 2심은 이를 유죄로 보고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무죄로 보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험담은 맞지만 당시 서로 감정이 격한 상황이었던 점과 '정신병자' 등으로 특정하지 않고 치료를 권유한 것에 불과한 점 등 전체 맥락을 봤을 때 B씨의 사회적 평판을 해칠 정도는 아니라고 본 것이다.
순간적 분노로 단순 욕설을 하는 것을 모두 모욕죄로 보면 처벌 범위가 무한정 늘어난다. 누가 봐도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해칠 수위의 욕설이 아니면 모욕죄 성립이 안 된다고 보는 것이 최근 판결 추세다. 언쟁 중 "나이 먹은 게 자랑이냐"고 말한 경우나 출동한 경찰관에게 "아이 ×발"이라고 욕한 경우에 대해서도 대법원이 무죄로 본 사례가 있다.
한편 배우 한예슬 씨 관련 기사에 '양아치' '날라리' 등 표현이 담긴 댓글을 쓴 네티즌은 최근 1심에서 벌금 30만원의 유죄 선고를 받았다. 대법원 관계자는 "내가 기분이 나쁘다고 다 모욕죄가 성립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사회적 명예가 침해될 정도의 욕설이라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며 "한예슬 사건처럼 전후 사정 없이 맥락 없는 욕설이나 모욕을 한 경우에는 모욕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어에는 다양한 표현 방법이 있어서 모든 단어에 대해 모욕죄 성립 여부 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최근에는 신조어도 끊임없이 생겨나는 만큼 사건이 접수되면 판사들이 사안마다 판단해야지 아직까지 다른 현실적 대안은 없다"고 덧붙였다.
[박민기 기자 / 강민우 기자]